이븐 할리칸(Ibn Khallikān, 1211년~1282년)은 13세기 이집트 맘루크 왕조 시대에 활동한 역사가이자 법학자이다. 본명은 아흐마드 이븐 무함마드 이븐 이브라힘 이븐 할리칸(أحمد بن محمد بن إبراهيم بن خلكان)이며, 이라크 북부의 아르빌(Arbil)에서 태어났다. 이후 시리아와 이집트로 이동하여 아이유브 왕조와 맘루크 왕조 아래에서 법관(qāḍī)과 교수직을 역임하였다.
그의 대표 저작은 《와파야트 알아얀》(Wafayāt al-Aʿyān, وفيات الأعيان, "저명 인사들의 사망 기록")이라는 방대한 인명 사전이다. 이 책은 이슬람 초기(단, 예언자 무함마드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은 인물들은 제외)부터 그의 생존 시대까지의 약 900명에 달하는 저명 인물들의 생애, 업적, 성격, 일화를 상세히 수록하였다. 당시까지 존재하던 '타바카트'(Ṭabaqāt, 분류별 인명록) 형식의 유서들보다 훨씬 풍부하고 문학적 가치가 높아, 이후 많은 학자들이 이를 모방한 서적을 저술하였다.
이븐 할리칸의 이 사전은 단순한 사망 기록을 넘어 13세기 아랍·이슬람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는 핵심 사료로 평가받으며, 중세 이슬람 세계의 전기 문학(biography)을 대표하는 걸작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