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리(稲荷, いなり)는 일본 신도(神道)에서 신앙되는 신(神)의 하나이자, 그 신을 모시는 신사(神社)를 통칭하는 말이다. 일본 전국에 약 3만 기 이상의 이나리 신사가 있으며,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伏見稲荷大社)를 총본궁으로 한다.
주요 특징
- 신격(神格): 오곡풍양(五穀豊穰), 특히 벼농사의 신으로 알려져 있으며, 상업 번성, 가내 안전, 연예 향상 등 광범위한 이익을 관장하는 신으로 신앙된다.
- 신사(神使): 여우(기쓰네, 狐)를 신의 사자(使者)로 삼는다. 이나리 신사 경내에는 여우 상(像)이 한 쌍으로 놓이는 것이 일반적이며, 여우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알려진 아게(유부)를 공양한다.
- 명칭 유래: '이나(稲, 벼)'와 '나리(成, 되다/생기다)'가 결합한 '이나나리(稲成)'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며, '벼가 익다/벼의 수확'을 의미한다.
역사 및 전개 나라 시대(711년, 와도 4년)에 하타 씨(秦氏)의 시조인 하타노 이로구(秦伊呂具)가 이나리 산(稲荷山) 정상에 신을 모셨다는 《야마시로국 풍토기(山城国風土記)》의 기록이 초기 문헌으로 전해진다. 헤이안 시대에 들어 황실의 비호를 받으며 격식이 높아졌고, 중세 이후에는 상공업자, 서민 층으로 신앙이 확대되어 '오이나리상(お稲荷さん)'이라는 애칭으로 널리 불리게 되었다.
불교와의 습합 중세 이후 불교와 습합(習合)하여 다키니텐(荼枳尼天, Dakiniten)과 동일시되기도 하였으며, 이나리 신을 본지불(本地佛)로 하는 이나리 묘진(稲荷明神) 신앙이 성행하였다. 메이지 시대의 신불분리령(神仏分離令) 이후에는 신도계 신사로 정비되었으나, 현재에도 일부 사찰에서 이나리당(稲荷堂)을 두고 신앙하는 사례가 남아 있다.
대표적 신사
-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교토부 교토시): 총본궁, 수천 개의 도리이(鳥居)가 이어진 '센본 도리이(千本鳥居)'로 유명하다.
- 도요카와 이나리(아이치현 도요카와시): 정식 명칭은 묘곤지(妙厳寺)로, 사찰 형식의 이나리 신앙 중심지이다.
- 가사마 이나리 신사(이바라키현 가사마시), 유토쿠 이나리 신사(사가현 가시마시) 등과 함께 '일본 3대 이나리'로 꼽히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의 용례 한국에서는 일본 문화 관련 서술이나 여행 안내 등에서 '이나리 신사', '이나리 스시(유부초밥)' 등의 고유명사 구성 요소로 주로 사용된다. 순우리말로는 '이나리(이 나리 저 나리)'가 '이런 저런 모양'을 뜻하는 부사로 쓰이나, 현대 표준어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