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역(意譯, sense-for-sense translation)은 외국어로 된 원문을 번역할 때, 원문의 개별 단어나 구절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전체의 뜻과 의미를 살려 번역하는 방법을 가리킨다. '직역'(直譯, word-for-word translation)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어원 및 역사: '의역'이라는 개념은 고대 로마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의 웅변가이자 철학자인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가 《최선의 연설가에 관하여》(De optimo genere oratorum)에서 그리스어를 라틴어로 번역할 때 "독자에게 동전처럼 낱낱이 세어서 줄 것이 아니라, 말하자면 무게에 따라 지불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처음 제안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후 4세기 말에서 5세기 초, 로마 가톨릭교회의 신학자이자 사학자인 히에로니무스(성 제롬, St. Jerome)가 교황 다마소 1세의 명으로 성경의 라틴어 번역본(불가타 성경)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non verbum e verbo sed sensum de sensu"(단어 대 단어가 아니라 의미 대 의미로)라는 원칙을 밝히며 본격적으로 정립하였다. 한자어 '의역'(意譯)은 '뜻 의'(意)와 '번역할 역'(譯)의 결합으로, '뜻을 옮기는 번역'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정의와 특징: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의역은 "원문의 단어나 구절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전체의 뜻을 살리어 번역함, 또는 그런 번역"으로 정의된다. 의역은 원천 언어(source language)의 문법 구조나 어휘 선택에 충실하기보다 목표 언어(target language)에서 자연스럽고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는 문화적 차이, 관용구, 비유적 표현 등이 포함된 텍스트에서 특히 중요하게 활용된다.
유사 개념과의 관계: 번역학에서는 의역과 유사한 개념으로 여러 용어가 사용되어 왔다. 17세기 영국의 시인 존 드라이든(John Dryden)은 번역을 메타프레이즈(metaphrase, 축자역), 패러프레이즈(paraphrase, 의역), 모방(imitation)의 세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19세기 독일의 신학자 프리드리히 슐라이어마허(Friedrich Schleiermacher)는 "번역가가 저자를 독자에게로 데려오는가, 독자를 저자에게로 데려가는가"라는 대비를 제시했고, 이는 20세기 로렌스 베누티(Lawrence Venuti)의 자국화(domestication)와 이국화(foreignization) 개념으로 발전하였다. 또한 1964년 유진 니다(Eugene Nida)는 형식적 등가(formal equivalence)와 역동적 등가(dynamic equivalence)를 구분하며 후자가 의역에 가까운 개념임을 제시하였다.
용례: 문화가 다른 나라의 글을 번역할 때는 의역을 하는 것이 전체 글의 이해에 좋을 때도 있다. / 그의 번역은 원문과는 많은 차이가 나는 의역이다.
참고 - 다른 의미: 국어학 분야에서 '의역'은 차자 표기(借字表記) 방식의 하나로, 한자의 뜻을 빌려 우리말을 표기하는 방법을 가리키기도 한다. 또한 불교 용어로는 산스크리트어의 뜻을 한자로 옮긴 의역어(意譯語)를 지칭하는 경우가 있다(예: 'āranya'의 의역어로서 '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