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전은 한국어에서 여러 한자어에 대응하는 동음이의어로, 크게 네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1. 은전(銀錢)
'은으로 만든 돈'이라는 뜻으로, 은화(銀貨)를 가리킨다. 고려시대부터 사용된 것으로 확인되며, 고려시대에는 은병(銀甁)이라는 호리병 모양으로 유통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은이 유입되면서 사용량이 증가하였고, 특히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군사들이 군량 조달을 위해 은전을 사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했다. 은은 가치가 높았기 때문에 주로 고액 거래나 관청 간의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었으며, 형태는 일정하지 않고 무게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었다. 은에 구리나 주석을 섞어 함량을 조절하기도 했다. 조선 후기에는 은 유출을 우려한 국가의 통제 정책과 일본·청으로부터의 은 유입 감소로 인해 점차 구리로 만든 동전(상평통보)이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되었다.
현대에는 문자 그대로의 '은화' 의미 외에도, '작지만 진심이 담긴 도움'이나 '따뜻한 배려'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용법은 과거에 은이 귀한 금속으로 여겨져 은전을 건네는 행위 자체가 진심과 정성을 담은 의미로 통했던 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2. 은전(恩典)
'은혜(恩)와 법전/전례(典)'의 결합으로, 주로 옛 문헌에서 나라나 임금이 특별히 은혜를 베풀어 내리던 혜택을 뜻한다. 사면(赦免), 특별 대우, 은사(恩賜) 등의 맥락에서 사용되었다. 현대의 수능 국어 등에서도 비문학 지문에 등장하는 빈출 어휘이다.
3. 은전(恩田)
불교 용어로, 삼복전(三福田)의 하나이다. '은혜의 밭'이라는 뜻으로, 자기를 낳고 길러 준 은혜가 있는 부모를 이르는 말이다. 부모에게 은혜를 갚는 마음으로 공경하면 복을 받는다는 의미에서 유래하였다. 삼복전은 경전(敬田: 부처와 승가), 은전(恩田: 부모와 스승), 비전(悲田: 병자와 빈자)으로 구성된다.
4. 은전(殷奠)
'풍성할 은(殷)'과 '제사 지낼 전(奠)'의 결합으로, 풍부하고 성대하게 차린 제물(祭物) 또는 그러한 제사를 뜻한다. 조선왕조실록 등에서 제례(祭禮)와 관련된 기록에 사용된 예를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