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나카노 학교(일본어: 陸軍中野学校, りくぐんなかのがっこう)는 일본 제국 육군이 도쿄도 나카노구에 설치한 정보·방첩·선전 등 이른바 '비밀전' 분야의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한 군사 교육 기관이다. 정식 명칭은 육군중앙학교(陸軍中野学校)이며, 위장 명칭으로 '동부 제33부대'(東部第33部隊)가 사용되었다.
설립 배경 및 연혁
1938년(쇼와 13년) 7월, '후방근무요원양성소'(後方勤務要員養成所)라는 명칭으로 비밀리에 창설되었다. 당시 일본 육군은 구미 열강에 비해 정보·첩보 분야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는 인식 아래, 전문적인 정보 전담 요원을 양성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초대 소장(所長)으로는 아키쿠사 다케시(秋草俊) 중좌, 간사로는 후쿠모토 가메지(福本亀治) 중좌, 그리고 참모본부 제8과(모략·첩보) 소속의 이와쿠로 히데오(岩畔豪雄) 중좌가 주요 창설자로 알려져 있다.
1940년 8월, '육군 중앙 학교령'(陸軍中野学校令)이 제정되면서 정식으로 '육군 중앙 학교'로 개칭되었고, 초대 교장으로 기타지마 다쿠미(北島卓美) 소장이 취임하였다. 처음에는 육군성 관할이었으나, 1941년 10월부터 참모본부 직할로 이관되었다.
1944년 9월에는 본토 결전 시 유격전 수행을 목적으로 시즈오카현 하마마쓰(浜松)에 이마타 분교(二俣分校)가 설치되었다. 1945년 3월에는 본교가 군마현 도미오카(富岡)로 소개(疏開)하였다. 1945년 8월 일본의 패전과 함께 본교와 분교 모두 폐교되었다.
교육 내용 및 특징
학생들은 주로 예비사관학교 출신자 중에서 선발되었으며, 육군사관학교 출신이 배제된 이유는 기존의 틀에 박힌 사고를 지양하고 유연한 사고와 적응력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기 위함이었다. 교육 과정은 크게 학과(학술)와 기술과(실기)로 나뉘었다.
- 학과: 전쟁학, 외국 사정 및 군사 지리, 정보 근무, 모략 근무, 선전 근무, 방첩 근무, 정치학, 경제 및 사회학(경제모략, 사상노동문제), 외국어(러시아어, 영어, 중국어) 등
- 기술과: 검도, 유도, 방첩 기술, 암호, 사진 기술, 변장술, 법의학, 폭파술, 자동차 운전, 무선 통신 등
- 특별 강좌: 기상학, 항공학, 세균학, 약물학, 심리학, 통계학, 범죄 수법 등
학생들은 일반 병사나 장교와 달리 군복 대신 평상복(정장)을 착용하고 장발을 유지하는 등 민간인과 구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이는 정보 활동의 특성상 주변에 쉽게 노출되지 않기 위한 조치였다. 또한 군기 훈련이 없었고 토론식 교육이 이루어졌으며, 서로의 진짜 신분을 모르도록 가명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교육의 정신적 지침으로는 일러전쟁 당시 유럽에서 대러시아 모략 활동을 전개한 아카시 모토지로(明石元二郎) 대좌(당시 계급)의 보고서 『혁명의 시오리(革命のしをり)』가 기본 교재로 사용되었다.
학생 구분
학생은 다음과 같이 구분되었다:
- 갑종(甲種): 고급 정보 장교 양성 과정 (실질적으로 활용되지 않음)
- 을종(乙種): 육군사관학교 출신 현역 장교 대상 (2년 과정, 실제는 8개월~1년)
- 병종(丙種): 예비사관학교 출신자 대상 (2년 과정)
- 정종(丁種): 무종 출신 하사관을 장교로 승진시키기 위한 과정 (종전으로 미실현)
- 무종(戊種): 하사관 후보생 대상 (1년 과정)
주요 활동
중앙 학교 출신자들은 태평양 전쟁 기간 동안 동남아시아 각지에서 활동하였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말레이 반도에서의 후지와라 기관(藤原機関, 기관장 후지와라 이와이치), 인도 독립 운동을 지원한 이와쿠로 기관(岩畔機関), 버마(미얀마)에서의 미나미 기관(南機関, 기관장 스즈키 게이지) 등이 알려져 있다. 이들은 현지 독립 운동 세력과 연계하여 대영 제국에 대한 게릴라전 및 선전 활동을 전개하였다.
전쟁 말기에는 오키나와 전투에서 '호향대'(護郷隊)라는 이름의 소년 게릴라 부대를 조직·운영하였으며, 본토 결전 시 유격전을 대비한 교육도 실시되었다.
폐교 이후
1945년 8월 폐교와 함께 관련 기록 대부분이 소각 또는 폐기되었다. 정보 기관의 특성상 1차 사료가 극히 부족한 상태이며, 중앙 학교 출신자들 중 일부는 전후 일본의 정보 기관(경찰청 공안부, 내각정보조사실 등)이나 민간 기업으로 진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졸업생
가장 널리 알려진 졸업생으로는 전후 1974년까지 필리핀 루방섬에서 계속 항전한 소위 오노다 히로오(小野田寛郎, 1922~2014)가 있다. 그는 이마타 분교(二俣分校) 1기생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 매체
동명의 영화 『육군 중앙 학교』(1966년, 감독 마스무라 야스조, 주연 이치카와 라이조)를 비롯하여, 소설 『조커 게임』(Joker Game, 2008년, 류 히로시) 등 여러 창작물의 소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