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유행(流行, 조선말: 류행)은 한 사회 내에서 일정한 기간 동안 유사한 문화양식과 행동양식이 일정 수의 사람들에게 공유되는 사회현상이다. 영어로는 트렌드(trend), 패션(fashion), 패드(fad) 등으로 번역되며, 문화·세대 또는 사회 집단 내에서 발전하는 집단행동의 한 형태로, 사람들이 짧은 기간 동안 충동을 열정적으로 따르는 현상을 가리킨다.
정의와 특성
유행은 특정한 사회에서 일정한 사람들이 유사한 행동양식이나 문화양식을 일정한 시간 동안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유행은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진부한 모습으로 퇴화해 버리는 특성을 지니는데, 이 점에서 비교적 영속성을 갖는 문화와 차이가 있다. 유행은 문화의 하위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유행가, 패션 유행, 유행어, 유행하는 음식, 유행하는 놀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난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유행은 습관이나 관습과 비슷하지만 덜 지속적이며, 참신함에 대한 인식이 사라지면 빠르게 사그라드는 경향이 있다. 유행은 그것을 채택하는 사람들의 수가 주목할 만하게 또는 바이러스처럼 퍼질 정도로 증가하기 시작할 때 "유행한다"고 말한다.
일부에서는 유행이라는 용어를 트렌드와 동일하게 여기기도 하지만, 유행은 일반적으로 빠르고 짧은 행동으로 간주되는 반면, 트렌드는 장기적이거나 심지어 영구적인 변화로 발전하는 것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유행의 대상
유행의 대상은 매우 다양하다. 가장 자주 눈에 띄는 것은 의상과 스타일의 유행이지만, 문화 상품의 형태나 장르, 디자인, 특정한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테크놀로지, 브랜드 등 다양한 문화양식이 유행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인기 있었던 유행으로는 요요와 훌라후프 같은 장난감, 마카레나, 플로스, 트위스트 같은 유행성 춤 등이 있다.
형성 과정과 사회심리적 측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유행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은 크게 개인의 심리적 경향과 경제적·산업적 요인으로 설명된다. 유행은 기본적으로 자기 표현의 욕망과 모방·동조의 욕망에서 비롯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남다른 가치를 드러내고 싶어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사람들을 모방함으로써 사회적 흐름에 동조하려는 모순적 욕망을 가지고 있다.
유행의 형성 과정은 일반적으로 세 단계로 설명된다. 첫 번째 단계는 누군가에 의해 개성적인 자기 표현이 이루어지는 단계이며, 두 번째 단계는 이것이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확산·유포되는 단계, 그리고 세 번째 단계는 많은 사람들이 이를 모방해 자기 것으로 전유하는 단계이다. 유행 창시자의 개성적인 자기 표현이 다른 사람들에 의해 모방될 때 유행이 만들어진다.
독일 사회학자 게오르그 짐멜(Georg Simmel)은 유행에 대해 "사회적 균등화 경향과 개인적 차별화 경향 사이에 타협을 이루려고 시도하는 삶의 형식들 가운데 특별한 것"이라고 정의했다. 짐멜의 관점에서 유행은 한편으로 모방이라는 점에서 사회에 대한 의존 욕구를 충족시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차별화 욕구를 만족시킨다.
유행의 확산 모델
유행의 확산을 설명하는 모델은 여러 가지가 있다. 탑다운(top-down) 모델에 따르면 유행은 엘리트를 위해 만들어지고 엘리트로부터 하위 계층으로 퍼진다. 이 모델에서 초기 채택자들은 반드시 높은 지위의 사람들이 아닐 수 있지만, 새로운 혁신을 실험할 수 있는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 반면 상징적 상호작용주의적 관점에서는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에게서 행동을 배우며, 사물에 의미와 감정을 부여하기 때문에 유행이 퍼진다고 설명한다.
유행의 종료
유행은 주로 모든 혁신적인 가능성이 소진되었을 때 끝난다. 사람들이 더 이상 유행을 새롭고 독특하다고 여기지 않을 때 사라지기 시작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유행을 따르면서 일부는 그것이 "과밀"하다고 느끼기 시작하고, 더 이상 같은 매력을 가지지 못한다. 여러 번, 유행을 처음 채택한 사람들이 또한 그것을 먼저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의 마케팅 교수 조나 버거(Jonah Berger)의 연구에 따르면, 빠르게 인기를 얻은 것은 더 빨리 인기를 잃는 경향이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학문적 분류
유행은 넓은 의미의 집단행동에 속할 수 있는데, 이는 크지만 느슨하게 연결된 사람들의 집단에 의해 수행되는 행동을 말한다. 유행 외에도 집단행동에는 군중 속 사람들의 활동, 공황, 패션, 열광 등이 포함된다. 또한 유행은 "집단 강박"의 범주에 속할 수 있다. 집단 강박의 주요 특징으로는 특정 신념이나 행동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는 것, 그 행동이 강박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우스꽝스럽거나 비합리적으로 여겨지는 것, 그리고 정점에 도달한 후 갑자기 떨어지는 것 등이 있다.
하위문화와의 관계
유행은 한 사회의 모든 계층과 세대를 아울러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 않으며, 대개 특정한 성별, 사회계층, 세대, 인종, 지역 등 일정한 요소를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형성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유행은 한 사회 내의 다양한 하위집단이 스스로의 문화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며, 하위문화적 현상과 깊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1970년대 서인도제도 출신 흑인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던 라스타파리안(Rastafarian) 스타일이나, 서구 빈민가 흑인들에 의해 형성된 힙합 스타일의 음악과 의상이 일부 청소년 층에 유행한 현상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경제적 측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정한 형태의 유행이 등장했다 사라지는 것은 문화상품을 생산하는 산업의 경제 논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문화산업은 일반적으로 다른 산업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대신 불확실성이 크고 예측가능성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문화산업은 이미 크게 인기를 얻은 상품을 모방하여 비슷한 상품을 만들어내는 전략을 구사하는데, 하나의 상품이 크게 히트한 후 비슷한 상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유행이 형성되기도 한다. 복고풍의 주기적 유행 현상도 이러한 경제적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으며, 특히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시기에 복고풍이 유행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관찰된다.
한국에서의 사례
한국에서는 1967년 가수 윤복희가 패션쇼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나오면서 미니스커트가 유행하게 된 사례가 잘 알려져 있다. 19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이 젊은 세대의 절대적인 인기를 누릴 때 그들이 입는 옷, 모자, 헤어스타일 등이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기도 했다. 한국 사회에서 명품 소비가 유행하는 현상은 상품이 단지 사용가치로서가 아니라 그것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 즉 기호적 가치의 대상으로 소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