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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음

유음(流音, 영어: liquid)은 음성학 및 음운론에서, 조음할 때 공기의 흐름을 크게 막지 않고 내는 닿소리(자음)를 통틀어 이르는 분류이다. '흐름소리'라고도 부르며, 국제음성기호(IPA) 분류에서는 전동음과 설측음, 그리고 마찰음·파찰음이 아닌 접근음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공식 정서법에서는 주로 'l'이나 'r' 또는 이에 상응하는 글자로 표기한다. 일반적으로 유음은 유성음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부 언어에서는 무성음 유음이 존재하기도 한다.

한국어에서는 'ㄹ'이 대표적인 유음에 해당한다. 한국어의 'ㄹ'은 음운 환경에 따라 여러 음성으로 실현되는데, 모음과 모음 사이 또는 첫소리에서는 혀끝으로 윗잇몸을 가볍게 치면서 내는 탄음(경타음) [ɾ]으로, 어말이나 자음 뒤에서는 혀 양옆으로 공기를 흘려보내는 설측음 [l] 내지 [ɭ]로 발음된다. 또한 '빨리', '달력' 등과 같이 [ㄹㄹ]이 [i, j]와 결합하는 환경에서는 경구개설측음 [ʎ]이 실현되기도 한다. 이들은 음성적으로 서로 다르지만 음운론적으로는 하나의 유음 음소 'ㄹ'의 이음(異音)으로 간주되며, 일반 화자들은 이들 사이의 음성적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다.

다른 언어에서도 유음이 나타난다. 일본어의 'ら행' 및 'りゃ'의 첫소리, 영어의 /l/과 /r/, 현대 그리스어·세르보크로아트어·이탈리아어의 /l, ʎ, r/, 러시아어의 /lʲ, rʲ, l, r/, 아일랜드어의 /l̪ˠ, lʲ, ɾˠ, ɾʲ/ 등이 유음에 해당한다.

음성자질의 측면에서 보면 유음은 모음적인 자질과 자음적인 자질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어에서 'ㄹ'은 음절말자음과 음절두자음으로 쓰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앓은→[아른]'과 같이 인접한 'ㅎ'이 약화·탈락하는 현상에서 모음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또한 유음은 공명음(공기가 덜 막혀 울리는 소리)에 속한다.

한편, 한국어의 음운 현상 중 '유음화(流音化)'는 'ㄴ'이 인접한 'ㄹ'의 영향을 받아 'ㄹ'로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ㄹ'과 'ㄴ'의 위치에 따라 순행적 유음화와 역행적 유음화로 구분된다.

역사적으로 『훈민정음』을 비롯한 조선시대 문헌에서는 유음 'ㄹ'을 중국음운학의 용어를 따라 '반설음(半舌音)'이라 불렀으며, 현대 음성학의 유성음에 해당하는 '불청불탁(不淸不濁)'에 'ㆁ, ㄴ, ㅁ, ㅿ, ㅇ'과 함께 분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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