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왕설화는 고구려의 제2대 왕인 유리왕(琉璃王)과 관련된 여러 전설과 신화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주로 유리왕의 출생 배경, 주몽(동명성왕)과의 만남, 그리고 왕위 계승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고구려 건국 초기 왕실의 권위와 국가의 기반을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설화로 평가된다.
주요 내용: 유리왕설화의 핵심은 주몽이 부여에 있을 때 예씨 부인(혹은 예소야)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유리가 고구려로 찾아와 아버지임을 증명하고 왕위에 오르는 과정이다. 주몽은 부여를 떠나 고구려를 건국하기 전, 예씨 부인에게 "만약 아들을 낳거든 내가 일곱 모난 돌 위에 소나무를 심고 그 아래 놓아둔 물건을 찾아오게 하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유리는 장성한 후 이 유언을 듣고 그 물건이 부러진 칼의 조각임을 깨닫고 고구려로 향한다.
고구려에 도착한 유리는 주몽에게 자신이 그의 아들임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부러진 칼의 한 조각과 주몽이 가지고 있던 나머지 한 조각을 맞춰 칼이 온전하게 이어지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주몽은 유리를 자신의 아들로 인정하고 태자로 삼았으며, 주몽 사후 유리가 고구려의 제2대 왕으로 즉위한다. 이 과정은 후대 왕위 계승의 정통성을 확립하는 중요한 서사로 작용한다.
다른 설화적 요소: 유리왕설화에는 그의 개인적인 감정과 관련된 삽화도 포함된다. 대표적인 것이 '황조가(黃鳥歌)'이다. 이는 유리왕이 두 비(妃) 화희(禾姬)와 치희(雉姬) 사이의 갈등으로 치희가 도망가자 그녀를 쫓아가다가 지쳐 돌아오는 길에 꾀꼬리를 보고 지었다는 서정시로, 임을 잃은 슬픔과 외로움을 노래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외에도 초기 고구려의 대내외적 상황을 반영하는 설화적 요소들이 함께 전해진다.
의의: 유리왕설화는 단절된 부자 관계의 회복과 이를 통한 왕위 계승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이는 건국 시조인 주몽의 신성함이 그의 아들인 유리에게 계승됨으로써 고구려 왕실의 혈통적 권위를 확립하고 국가의 안정적인 통치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고대 국가의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시조 신화와 계승 신화의 전형적인 형태를 보여주는 자료로서 역사적, 문학적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