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연합 기본권 헌장(Charter of Fundamental Rights of the European Union, CFR)은 유럽 연합(EU) 시민과 거주민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권리를 유럽 연합 법체계 안에 명문화한 문서이다. 1999년 6월 쾰른 유럽 평의회에서 기본권 헌장 초안 작성을 결정하였고, 2000년 12월 7일 유럽 의회, 각료 이사회, 유럽 집행위원회에 의해 공식 선포되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법적 구속력이 불확실한 상태였으며, 2009년 12월 1일 리스본 조약이 발효되면서 유럽 연합 조약과 동등한 법적 구속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 헌장은 유럽 연합의 모든 기관과 산하 단체에 적용되며, 이들 기관은 헌장의 규정에 따라 입법하고 행동해야 한다. 유럽 연합 법원은 헌장에 부합하지 않는 EU 법률이나 판결을 무효화할 수 있다. EU 회원국 역시 EU 법을 집행할 때 헌장의 구속을 받는다. 다만 폴란드는 일부 면제(opt-out)를 받았으며, 영국은 2018년 EU 탈퇴법에 따라 탈퇴 후 헌장을 국내법에 유지하지 않았다. 체코는 과거 면제를 요청했으나 2014년 이를 철회하였다.
헌장은 전문(前文)과 7개 장(章), 총 54개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존엄성)은 인간 존엄성, 생명권, 사형 폐지, 고문 금지, 강제 노동 금지를 규정한다. 제2장(자유)은 자유권, 사생활 존중, 혼인권, 사상·표현·집회·결사의 자유, 학문의 자유, 교육권, 직업 및 영업의 자유, 재산권, 망명권을 보장한다. 제3장(평등)은 법 앞의 평등, 차별 금지, 성평등, 아동·노인의 권리를 규정한다. 제4장(연대)은 노동권, 사회 보장, 환경권, 소비자 보호 등 사회적 기본권을 다룬다. 제5장(시민권)은 EU 시민의 선거권, 피선거권, 행정 청구권, 문서 접근권, 청원권, 거주·이전의 자유, 외교적 보호권을 규정한다. 제6장(사법)은 효과적 권리 구제, 공정한 재판, 무죄 추정, 죄형 법정주의, 형벌의 비례성, 이중 처벌 금지를 규정한다. 제7장(일반 규정)은 헌장의 해석과 적용 범위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다.
헌장의 내용은 유럽 인권 협약(ECHR), 유럽 사회 헌장, 유럽 사법 재판소의 판례, 회원국의 공통된 헌법 전통 등에 기초하고 있다. 헌장의 이행과 증진을 위해 유럽 연합 기본권 청(Fundamental Rights Agency, FRA)이 설치되어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