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전쟁(영어: Whisky War)은 덴마크 왕국(그린란드 자치령 포함)과 캐나다가 북극해의 한스섬(Hans Island)을 놓고 1973년부터 2022년까지 약 49년간 벌인 영유권 분쟁을 가리키는 비공식 명칭이다. 실제 무력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진행된 이 분쟁은, 양측이 섬을 방문할 때마다 자국의 국기를 꽂고 상대국에 비해 자국의 주류(캐나다는 위스키, 덴마크는 슈납스)를 남겨두는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진행되어 '위스키 전쟁'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배경
한스섬은 그린란드와 캐나다 엘즈미어섬 사이의 케네디 해협 중앙에 위치한 면적 약 1.3km²의 무인도이다. 섬의 이름은 1853년 이 섬을 탐험한 그린란드 출신 탐험가 한스 헨드릭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그린란드어로는 '타르투팔루크'(Tartupaluk, '신장처럼 생겼다'는 뜻)라고 불린다.
캐나다는 1880년 허드슨 베이 회사 토지를 캐나다 정부 영토에 매수한 이후 이 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했다. 덴마크는 한스섬이 그린란드 토착 인구에게 어업에 필수적인 지역의 일부를 형성한다는 이유로 영유권을 주장했다.
분쟁의 전개
1973년 12월 17일, 캐나다와 덴마크는 유엔을 통해 대륙붕 경계를 정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이 협정은 한스섬의 거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해상 경계선을 설정했으나, 섬 자체의 영유권 문제는 추후 해결하기로 유보했다.
1984년, 캐나다 군인들이 한스섬을 방문하여 캐나다 국기를 꽂고 캐나다산 위스키 한 병을 남겼다. 같은 해, 덴마크의 그린란드 담당 장관 톰 회옘(Tom Høyem)이 섬을 방문하여 덴마크 국기를 꽂고, 캐나다 위스키 병을 덴마크 전통주인 슈납스(schnapps) 병으로 교체한 뒤 "덴마크 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Velkommen til den danske ø)라는 편지를 남겼다. 이후 양국은 번갈아 섬을 방문하며 국기와 주류를 교환하는 신경전을 이어갔다.
2005년, 양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에 합의했으며, 2018년부터는 합동 실무그룹을 구성하여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해결
2022년 6월 10일, 캐나다와 덴마크 정부는 한스섬을 가로지르는 육로 국경을 설정하는 데 합의했다. 섬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암반 균열을 따라 거의 동일한 면적으로 분할되었으며, 캐나다 영토인 누나부트 준주와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로 나뉘게 되었다. 이 합의로 캐나다와 덴마크는 서로 국경을 접하는 국가가 되었으며, 양국 간 해상 경계선은 약 3,882km에 달하는 세계 최장의 해상 국경이 되었다.
이 합의는 2023년 12월 19일 덴마크 의회의 비준을 거쳐 덴마크 측에서 공식적으로 종결되었다.
의의
위스키 전쟁은 영토 분쟁이 평화적이고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양국은 모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창립 회원국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이 분쟁의 해결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사회에 평화적 분쟁 해결의 모범 사례로 제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