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 브래드포드 캐넌(Walter Bradford Cannon, 1871년 10월 19일 ~ 1945년 10월 1일)은 미국의 생리학자이다. 위스콘신주 프레리더신에서 태어나 하버드 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하버드 의과대학 생리학과 교수 및 학과장을 역임하였다.
캐넌은 생리학 연구에 최초로 X선을 도입하여 소화관의 연동 운동을 관찰하는 데 성공하였으며, 비스무트와 황산바륨을 조영제로 사용하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이 연구는 1911년 저서 《소화의 기계적 요소》(The Mechanical Factors of Digestion)로 출판되었다.
그는 1915년 저서 《통증, 허기, 공포, 분노 시의 신체적 변화》(Bodily Changes in Pain, Hunger, Fear and Rage)에서 '투쟁-도피 반응'(fight or flight response)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제시하였다. 이 개념은 동물이 위협적인 상황에 직면했을 때 교감신경계와 부신수질이 활성화되어 심박수 증가, 혈압 상승, 혈당 상승, 소화 억제 등 신체가 격렬한 행동에 대비하는 생리적 변화를 설명한다.
캐넌은 19세기 프랑스 생리학자 클로드 베르나르(Claude Bernard)의 '내부 환경'(milieu intérieur) 개념을 확장하여 '항상성'(homeostasis)이라는 용어를 정립하였다. 1926년 이 용어를 처음 제안하였고, 1932년 저서 《신체의 지혜》(The Wisdom of the Body)에서 항상성 개념을 체계적으로 대중화하였다. 항상성은 생명체가 외부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체내 환경(체온, 혈당, pH, 수분 및 염분 농도 등)을 일정한 범위 내에서 유지하는 능동적 조절 과정을 의미한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군의관으로 복무하며 외상성 쇼크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였고, 그 결과를 1923년 저서 《외상성 쇼크》(Traumatic Shock)에 정리하였다. 또한 1931년에는 일부 신경세포 말단에서 분비되는 에피네프린 유사 물질인 '심파틴'(sympathin)을 발견하였다.
캐넌은 제자인 필립 바드(Philip Bard)와 함께 정서 경험과 생리적 각성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캐넌-바드 이론'(Cannon-Bard theory)을 발전시켰으며, 이는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의 정서 이론에 대한 비판으로 제기되었다. 또한 한스 셀리에(Hans Selye)의 스트레스 연구와도 학술적 맥락을 공유한다.
그는 1906년부터 1942년까지 하버드 의과대학 생리학과 학과장으로 재직하였고, 1914년부터 1916년까지 미국 생리학회 회장을 지냈다. 1945년 10월 1일 뉴햄프셔주 프랭클린에서 사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