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추각막(keratoconus)은 각막이 비정상적으로 얇아지면서 원뿔(추체) 모양으로 돌출되고 뒤틀리는 비염증성 진행성 각막 질환이다. 두께가 감소한 각막 부위가 돌출되어 마치 종 모양과 유사하게 변형되며, 이로 인해 부정난시(비정상적 난시)가 발생하여 시력이 크게 저하된다. 전체 인구의 약 0.15%~0.6%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원인
원추각막의 정확한 병인은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여러 요인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 요인과 관련하여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있으며, 서울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원추각막의 유전 빈도는 약 6~8%로 알려져 있다. 선천적인 이유로 발생하는 경우는 약 20% 정도이다. 후천적 요인으로는 아토피 체질, 감염으로 인해 각막이 약해진 상태에서의 눈 비비기 습관, 콘택트렌즈 착용, 과도한 자외선 노출, 호르몬 변화 등이 지목된다. 또한 다운증후군, 불완전골생성증, 엘러스-단로스 증후군, 마르팡 증후군 등 특정 전신 질환과의 연관성도 보고되고 있다. 각막 상피 세포에서 리소좀 효소가 증가하여 각막 조직이 약해져 발생한다는 가설도 있으나 확실히 입증된 것은 아니다.
증상
발병 초기에는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한다. 진행되면서 한쪽 눈의 근시와 난시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안경 도수가 자주 바뀌며 시력이 저하된다. 질환이 더 진행되면 각막 돌출에 따른 부정난시로 인해 시력과 야간 시력이 떨어지고, 사물이 왜곡되어 보이며 눈부심, 번짐, 단안복시, 각막 혼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대비감 감소가 시력 저하보다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사춘기 전후인 청소년기에 시작되어 30~40대까지 서서히 진행되며, 한쪽 눈이 더 심하게 영향을 받는 비대칭적인 양측성 발병이 흔하다.
진단
세극등 검사, 검영법 등의 일반적인 안과 검사로 발견할 수 있다. 세극등 검사에서는 보크트선, 플라이셔 고리, 각막 돌출 등의 특징적인 소견이 관찰될 수 있다. 초기 원추각막은 증상이 없어 단순 검사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각막 전후면의 형태를 분석하는 각막지형도 검사를 통해 진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각막 두께를 측정하는 후도계 검사도 진단에 도움이 되며, 하측 각막의 두께가 중심부 대비 5% 이상 감소하거나 정기 검사에서 지속적으로 얇아지는 경우 원추각막을 의심한다.
치료
치료는 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루어진다. 초기에는 안경으로 시력을 교정한다. 안경으로 개선되지 않는 경우 산소투과성 하드 콘택트렌즈 또는 원추각막용 특수 렌즈를 사용한다. 진행을 근본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치료법으로는 각막 콜라겐 교차결합술이 있으며, 리보플라빈(비타민 B2)을 각막에 흡수시킨 뒤 자외선을 조사하여 각막 콜라겐의 결합력을 강화함으로써 질환의 진행을 멈추거나 지연시킨다. 부정난시를 교정하기 위해 각막 실질 내에 반원형 고리를 삽입하는 링 삽입술도 시행된다. 상당히 진행되어 렌즈나 위 시술로 교정이 어려운 경우 각막 이식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과거에는 각막 이식이 주된 치료법이었으나, 오늘날에는 교차결합술과 링 삽입술 등을 통해 각막 이식 없이 질환을 관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경과 및 합병증
원추각막은 주로 청소년기에 발병하여 30~40대까지 서서히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행이 멈추는 시기는 환자마다 차이가 있다. 각막 내측층인 데스메막이 파열되어 눈 안의 방수가 각막 내로 유입되면 급성 원추각막 또는 각막 수종이 발생하여 급격한 시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각막 수종은 수주에서 수개월 지속되다가 대개 흉터로 대체되며 영구적인 시력 저하를 남길 수 있다.
예방 및 관리
확실한 예방법은 아직 없다. 다만 알레르기 결막염, 아토피성 결막염 등 눈 가려움을 유발하는 질환을 적절히 관리하여 눈 비비기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눈 비비기 습관은 각막에 지속적인 외상을 가하여 질환 진행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추각막이 의심되거나 진단된 경우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진행 여부와 처방 적절성을 확인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시력 교정 수술 전 각막 상태에 대한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잠복된 원추각막이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라식 등의 굴절교정 수술을 받으면 질환이 더 빨리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