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법천사지(原州 法泉寺址)는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부론면 명봉산(鳴鳳山) 기슭에 위치한 법천사(法泉寺)의 옛 사찰 터이다. 2005년 8월 31일 대한민국 사적 제466호로 지정되었으며, 면적은 약 142,122㎡에 달한다.
법천사의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으나, 『고려사』, 『신증동국여지승람』, 『동문선』 등의 문헌 기록에 따르면 신라 말인 8세기에 산지가람(山地伽藍)으로 세워져 고려시대에 대대적으로 중창된 사찰로 전해진다. 이 절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928년(경순왕 2년)으로 남아 있어, 신라 하대에 이 지역의 대표적 사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려시대에는 화엄종과 더불어 고려 양대 종단의 하나였던 법상종(法相宗)의 대표적인 사찰로 번성하였으며, 문무시대에 왕사와 국사를 지낸 지광국사 해린(智光國師 海麟, 984~1070)이 초년에 수학하고 은퇴하여 입적한 곳이기도 하다. 이 시기가 법천사의 전성기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조선시대 초기에는 유방선(柳方善)이 이곳에서 강학하였으며, 권람, 한명회, 서거정 등의 학자들이 모여 시문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임진왜란 당시 절이 전소된 뒤에는 중창되지 못하였다.
현재 절터에는 금당 터를 비롯하여 탑비전지(塔碑殿址), 국보 제59호로 지정된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비(1086년 건립), 불상광배, 불두, 연화문대석, 용두, 석탑재 등이 남아 있으며, 절터 남쪽 약 800m 지점에는 높이 280㎝의 완전한 형태를 갖춘 신라시대 당간지주(강원특별자치도 문화재자료 제20호)가 있다. 절터 동편 산기슭에는 지광국사의 부도를 모셨던 탑전지가 남아 있다.
국보 제101호로 지정된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현묘탑)은 우리나라 승탑 가운데 최대 걸작으로 평가받는 고려시대 석조 승탑이다. 이 탑은 원래 법천사지에 탑비와 나란히 있었으나, 일제강점기인 1912년 일본 오사카로 불법 반출되었다가 1915년 반환되어 경복궁 등으로 옮겨졌으며, 한국전쟁 당시 포탄 피해로 크게 파손되어 복원되기도 하였다. 이후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보존 처리를 거쳐 2023년 8월 원래 소재지였던 법천사지로 돌아와 법천사지유적전시관에 전시되고 있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5차례에 걸친 발굴조사 결과,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시기의 건물지 19동, 우물지 3개소, 석축 및 담장유구, 계단지, 금동불입상, 연화대석, 각종 기와류 및 자기류 등이 확인되었으며, 폐사 시기로 추정되는 임진왜란을 전후한 조선시대 유물은 거의 출토되지 않았다.
원주 법천사지는 고려시대 대표적인 법상종 사찰로서 뛰어난 고려시대 석조미술 작품을 조성한 점에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으며, 발굴조사를 통해 확보된 가람배치는 고려시대 법상종 사찰의 배치 특성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