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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손 (소설)

《원숭이손》(The Monkey's Paw)은 영국의 작가 W. W. 제이콥스(William Wymark Jacobs, 1863~1943)가 1902년에 발표한 공포 단편소설이다. 1902년 9월 미국 잡지 《하퍼스 먼슬리》(Harper's Monthly)에 처음 게재되었으며, 같은 해 출간된 제이콥스의 세 번째 단편집 《더 레이디 오브 더 바지》(The Lady of the Barge)에 재수록되었다. 스티븐 킹이 "가장 완벽한 공포 단편"이라고 극찬한 바 있으며,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며 공포 문학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줄거리

이야기는 영국의 평범한 중산층 가정인 화이트(White) 씨 부부와 성인 아들 허버트(Herbert)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어느 날 인도에서 복무했던 퇴역 군인 모리스(Morris) 상사가 화이트 가족을 방문하여 미라화된 원숭이 손을 소개한다. 모리스는 한 늙은 수행자(fakir)가 이 원숭이 손에 주술을 걸어 세 사람에게 각각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도록 했으나, 운명에 간섭한 대가로 소원은 반드시 끔찍한 결과를 수반한다고 설명한다. 모리스는 자신의 끔찍한 경험을 이유로 원숭이 손을 벽난로에 던져 버리지만, 반신반의하던 화이트 씨가 이를 주워 보관한다.

화이트 씨는 아들의 부추김에 못 이겨 주택 담보 대출금을 갚을 200파운드를 첫 번째 소원으로 빈다. 다음 날, 허버트는 직장인 공장에서 기계에 빨려 들어가는 사고로 사망하고, 회사 측은 위로금 명목으로 정확히 200파운드를 지급한다. 아들의 장례를 치른 지 일주일 후, 비탄에 잠긴 화이트 부인은 남편에게 두 번째 소원으로 아들을 되살려 달라고 강요한다. 마지못해 소원을 빈 화이트 씨 앞에 얼마 후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들이 묻힌 묘지가 2마일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부인은 문을 열려 하고, 화이트 씨는 밖에 있는 존재가 자신이 알던 아들이 아님을 직감하고 필사적으로 원숭이 손을 찾아 세 번째이자 마지막 소원을 빈다. 부인이 문을 열었을 때 밖에는 아무도 없었고, 가로등 불빛만이 황량한 거리를 비추고 있었다.

주제와 의의

이 작품의 핵심 주제는 "운명이 인간의 삶을 지배하며, 운명에 간섭하는 자는 슬픔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이는 작중 모리스 상사가 원숭이 손의 유래를 설명하며 직접 언급하는 구절이기도 하다. 소원이 이루어지되 그 실현 방식이 비극적으로 왜곡된다는 설정은 이후 공포·판타지 장르에서 "소원의 비틀린 성취"라는 클리셰의 원형이 되었다.

또한 이 작품은 당대 영국 문학의 오리엔탈리즘적 시각을 반영한다. 저주받은 물건이 인도에서 왔다는 설정은 20세기 초 서양인들이 동양에 대해 가졌던 신비롭고도 두려운 인식을 드러낸다.

각색 및 문화적 영향

《원숭이손》은 1903년 런던 헤이마켓 극장에서의 단막극을 시작으로, 1907년 루이스 N. 파커의 무대극, 1915년 영국 무성영화(시드니 노스코트 감독), 1933년 미국 유성영화(웨슬리 러글스 감독) 등 수많은 매체로 각색되었다. 이후에도 영화, TV 드라마, 오페라, 라디오극, 만화 등 다양한 형식으로 재창작되었다.

현대 영어권에서 "monkey's paw"라는 표현은 "의도치 않은 끔찍한 대가를 수반하는 소원 성취"를 가리키는 문화적 은유로 정착하였다. 한국에서도 이 작품은 여러 판본으로 번역·번안되어 중학교 영어 교과서에 수록되거나 괴담집에 실리는 등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일부 번안판에서는 원숭이 손이 고양이 발이나 토끼 발로 바뀌고 배경이 한국이나 일본으로 각색되기도 하였다.

저자

W. W. 제이콥스(William Wymark Jacobs, 1863~1943)는 런던 출신의 영국 작가로, 우체국 사무원으로 일하다 단편소설 집필로 성공을 거둔 후 전업 작가의 길을 걸었다. 유머 소설과 해양 소설도 다수 집필했으나, 《원숭이손》은 그의 가장 널리 알려진 대표작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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