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PIVERSE

원근법

원근법(遠近法, 영어: perspective)은 3차원의 세계를 2차원의 평면 위에 옮길 때, 일정한 시점에서 본 그대로 멀고 가까운 거리감을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하는 회화 기법이다. 한자어 '원근법'은 '멀 원(遠)', '가까울 근(近)', '법 법(法)'으로 구성되어 '멀고 가까운 것을 나타내는 방법'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영어 'perspective'의 어원은 라틴어 '아르스 페르스펙티바(ars perspectiva)'이며, 이는 '투과하여 보다'를 뜻하는 '페르스피케레(perspicere)'에서 유래하였다.

종류

원근법은 크게 선원근법(투시도법)과 색채 원근법으로 나뉜다. 선원근법은 기하학적 원리에 기초하여 소실점(vanishing point)을 기준으로 선을 연장시켜 입체감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소실점의 개수에 따라 1점 투시, 2점 투시, 3점 투시로 구분된다. 색채 원근법은 색의 심리적 효과를 이용하는 것으로, 가까운 대상은 따뜻하고 선명한 색(적색 계열)으로, 먼 대상은 차갑고 흐릿한 색(청색 계열)으로 표현하여 거리감을 나타낸다. 공기 원근법(대기 원근법)은 공기층과 광선 작용에 따른 명암과 색채 변화를 이용하여 원경을 흐릿하게 표현하는 방식이다.

역사

서양에서 원근법적 표현은 기원전 5세기경 그리스의 화가 아가타르코스(Agatharchos)와 아폴로도로스(Apollodoros)에 의하여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대 로마의 폼페이 벽화(기원전 1세기)에서도 원근법적 묘사의 사례가 발견된다. 중세에는 원근법이 거의 사용되지 않다가, 르네상스 시대에 이탈리아에서 본격적으로 체계화되었다. 1410년경 피렌체의 건축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가 수학적 투시도법을 개발하였고, 화가 마사초(Masaccio)가 이를 최초로 회화에 도입하였다. 이후 파올로 우첼로(Paolo Uccello)와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Piero della Francesca)에 의하여 체계화되어 15세기 내에 이탈리아 각지에 보급되었다. 17세기 프랑스 수학자 지라르 데자르그(Gerard Desargues)가 단소점 투시도법 체계를 확립하였고, 18~19세기 가스파르 몽주(Gaspard Monge)에 의하여 화법기하학으로 완성되었다.

동양의 원근법

동양 회화에서는 서양의 원근법과 다른 원리인 삼원법(三遠法)이 발달하였다. 중국 북송시대 화가 곽희(郭熙)의 화론집 『임천고치(林泉高致)』에 체계화된 삼원법은 고원(高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구도), 심원(深遠: 앞에서 뒤로 깊이 들어가는 구도), 평원(平遠: 멀리 평평하게 바라보는 구도)으로 구성된다. 이후 북송 말기 화가 한졸(韓拙)은 여기에 활원(闊遠), 미원(迷遠), 유원(幽遠)을 더한 육원법(六遠法)으로 세분화하였다.

한국 회화에서의 원근법

한국 회화에서는 삼국시대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주대종소법(主大從小法: 중요한 인물을 크게, 종속된 인물을 작게 묘사)이나 삼각형 구도, 원고근저(遠高近底: 먼 것은 높게, 가까운 것은 낮게) 등의 고식 원근법이 사용되었다. 조선시대에는 17~18세기경 중국을 통해 서양화법이 유입되었으며, 강세황(姜世晃)의 「자화상」과 「영통동구(靈通洞口)」, 박제가(朴齊家)의 「연평초령의모도(延平髫齡依母圖)」 등에 서양식 원근법과 명암법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활용 분야

원근법은 회화뿐만 아니라 건축, 디자인, 사진, 영화, 컴퓨터 그래픽스 등 시각적 공간 표현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원리로 활용된다.

둘러보기

더 찾아볼 만한 주제

    전체 문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