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헬스(One Health)는 인간, 동물, 환경의 건강이 상호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 아래, 이 세 영역을 통합적으로 접근하여 최적의 건강을 달성하고자 하는 다학제적 국제 보건 전략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원 헬스를 "공중보건의 향상을 위해 여러 부문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프로그램, 정책, 법률, 연구 등을 설계하고 구현하는 접근법"으로 정의한다. 구체적으로는 인수공통감염병 관리, 식품 위생, 항생제 내성 관리 등이 주요 적용 분야에 포함된다.
어원 및 역사
원 헬스라는 용어 자체의 역사는 비교적 짧지만, 인간과 동물, 환경의 건강을 연계하여 보려는 개념은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그리스의 의사 히포크라테스는 저서 《공기, 물, 장소에 관하여》에서 공중보건과 깨끗한 환경의 관련성을 주장하였다. 1600년대 이탈리아의 의사 조반니 란치시(Giovanni Maria Lancisi)는 인간과 동물의 질병 전파에서 환경이 차지하는 역할을 강조하였다.
1800년대 후반 독일의 의사 루돌프 피르호(Rudolf Virchow)는 '인수공통감염병(zoonosis)'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었고, 캐나다의 외과 의사 윌리엄 오슬러(William Osler) 경은 비교의학(Comparative Medicine)의 선구자 역할을 하였다. 1984년 미국의 수의학자 캘빈 슈바베(Calvin Schwabe)는 저서 《인간의 건강과 수의학》에서 "하나의 의학(One Medicine)"을 선언하며 학문 간 통합적 발전을 역설하였다.
2003년 미국의 수의학자 윌리엄 카레쉬(William B. Karesh)가 처음으로 '원 헬스(One Health)'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며, 2004년 야생동물보존협회(WCS)는 '맨해튼 원칙(Manhattan Principles)'을 선언하며 12개의 원 헬스 의제를 발표하였다. 2008년에는 FAO(식량농업기구), OIE(국제수역사무국), WHO가 공동으로 《Contributing to One World, One Health》 선언문을 발표하였다. 2011년 호주 멜버른에서 최초의 국제 원 헬스 회담(International One Health Congress)이 개최되었다.
개념의 배경과 중요성
인간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약 1,415종의 미생물 중 61%는 동물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종 감염병의 대다수는 인간과 동물 사이의 접촉 증가, 식품 생산의 증대, 국제적 여행 증가, 기후 변화, 도시화 등과 관련이 있다. 1999년 뉴욕의 웨스트나일바이러스 유행, 1997년 홍콩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 발생, 코로나19 팬데믹 등은 인간과 동물, 환경의 건강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 주요 사례이다.
적용 분야
원 헬스 접근법은 다음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 인수공통감염병의 감시 및 대응
- 항생제 내성(AMR) 관리
- 식품 안전 및 위생
- 환경 보건 및 생태계 보전
- 비교의학을 통한 인간과 동물 질병 연구
- 기후 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분석
국제적 협력 체계
현재 WHO, FAO, OIE(세계동물보건기구), UNEP(유엔환경계획) 등 주요 국제기구들은 원 헬스 접근법을 기반으로 한 공동 협력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질병관리청이 원 헬스 관련 인프라 구축 및 역량 강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원헬스 항생제 내성(One Health AMR)' 정보 포털을 운영하는 등 국가 차원의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