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수경(龍龕手鏡)은 997년(요나라 성종 15년)에 거란(요나라)의 승려 행균(行均)이 편찬한 한자 자전(字典)이다. '용감(龍龕)'은 불전(佛典)을 의미하는 말로, 승려들의 문자 교육을 위하여 편찬되었다.
체재 및 내용
총 26,430여 자를 수록하고 있으며, 한자를 부수별로 분류하고 다시 각 부수 내에서 사성(四聲: 평·상·거·입)에 따라 배열하였다. 각 글자 아래에는 정자(正), 속자(俗), 고자(古), 금자(今)의 다양한 자체(字體)를 함께 제시하였다. 편찬 동기는 당시 승려들이 문자를 해독하지 못하여 불교 경전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점을 안타깝게 여긴 데 있었다.
판본과 전승
현재 중국에는 원본이 전하지 않으며, 전 세계 학자들은 요나라판 원본이 완전히 산실(散失)되었다고 여겼다. 한국에는 고려시대에 복각(覆刻)한 판본이 전해지는데, 금강산 유점사에서 발견된 권1과 최남선의 장서에서 발견된 권3·권4가 대표적이다. 이 중 권3~4는 1997년 1월 1일 대한민국 국보 제291호로 지정되었으며, 2010년 8월 25일 현재의 명칭 '용감수경 권3~4(龍龕手鏡 卷三~四)'로 변경되었다.
조선 시대에는 성종 3년(1472)에 인수왕비(仁粹王妃)가 성종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50부를 간행한 기록이 있으나, 이 판본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1929년에는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에서 금강산 유점사 소장본을 저본으로 하여 영인본(影印本)을 간행하였다.
의의
종래 중국의 자전이 《옥편》(양나라 고야왕)과 같이 부수별로 된 것과 《광운》(수나라 육법언)과 같이 사성별로 된 것이 각각 따로 있었던 데 반해, 《용감수경》은 부수 분류와 사성 분류를 결합한 체계를 취하였다는 점에서 자전사(字典史)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