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전허(王禎和, 1940년 10월 1일 ~ 1990년 9월 3일)는 타이완(대만)의 소설가이다. 전후(戰後) 타이완 1세대 작가로서, 1960년대 향토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이후 타이완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된다.
생애
1940년 타이완 동부 화롄(花蓮)에서 태어났다. 19세에 타이완대학 외국어문학과(臺灣大學 外文系)에 진학했으며, 대학 2학년 때 처녀작 〈귀신·북풍·사람〉을 ≪현대문학≫ 잡지에 발표하며 등단했다.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와 화롄중학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이후 캐세이퍼시픽 항공사, TV 방송국 등에서 근무하며 창작 활동을 병행했다. 1972년에는 미국 아이오와대학의 국제 작가 워크숍(International Writers' Workshop)에 타이완 대표 작가로 참여했다.
1979년 39세의 나이에 암 진단을 받고 오랜 투병 생활을 했으며, 1990년 9월 3일 5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문학적 특징과 주요 작품
왕전허는 타이완 사회의 산업화·도시화 과정에서 소외된 서민들의 삶을 사실적이면서도 해학적으로 그려 냈다. 초기 작품은 고향 화롄을 배경으로 한 향토색 짙은 소설들이 주를 이룬다.
대표 단편소설:
- 〈혼수로 받은 수레〉(嫁妝一牛車, 1967) — 왕전허를 타이완 문학사에 각인시킨 대표작. 가난한 서민의 비극적 삶을 해학적으로 그렸다.
- 〈귀신·북풍·사람〉(1961) — 등단작
- 〈어느 여름날〉(1961)
- 〈즐거운 사람〉(1964)
- 〈라이춘 아주머니의 쓸쓸한 가을〉(1966)
- 〈샤오린, 타이베이에 오다〉(1973)
장편소설:
- ≪미인도≫(美人圖, 1982)
- ≪장미, 장미여, 사랑해≫(玫瑰, 玫瑰, 我愛你, 1984) — 1960년대 미군을 상대로 한 매춘소의 설립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포스트모더니즘 기법이 돋보인다.
후기 작품에서는 도시 문명의 부조리와 풍자를 포스트모더니즘적 기법으로 형상화하여, 향토 작가의 이미지를 넘어 타이완 문단의 대표적인 포스트모더니즘 작가로 재평가되었다.
영향과 평가
왕전허는 '불협화음적인 조합'의 인물 형상화를 통해 인물의 내면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방식으로 인간의 부조리를 그려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작품들은 타이완의 가족관, 산업 변화, 이농 현상, 미국 숭배 의식 등 전후 타이완 사회의 다양한 측면을 담고 있다. 사후에 미완성 유고 중편소설 〈두 번의 사랑〉(兩地相思)이 ≪연합문학≫에 발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