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기(王旗)는 군주 및 왕실 구성원의 표식으로 사용되는 깃발을 가리킨다. 영어로는 로열 스탠더드(Royal Standard)라고 하며, 황제 및 그에 준하는 최고 통치자의 경우 황기(皇旗, Imperial Standard)라고도 구분하여 부른다.
왕기는 한 나라의 군주나 왕가를 상징하는 문양이 새겨진 깃발로, 국가나 왕조를 대표하는 중요한 상징물이다. 군사 행진, 의식, 궁정 등 다양한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용된다. 왕기가 국기(國旗)와 구별되는 점은, 국기가 국가와 국민 전체를 상징하는 데 반해 왕기는 군주 개인 또는 왕실 그 자체를 표상한다는 데 있다. 따라서 왕기는 국기와 별도로 존재하거나, 경우에 따라 국기와 동일한 디자인을 사용하기도 한다.
현재 왕기를 사용하는 국가로는 노르웨이, 덴마크, 말레이시아, 바레인, 스웨덴, 일본, 캄보디아, 통가 등이 알려져 있다. 일본의 경우 천황이 사용하는 기를 의미하는 어기(御旗)가 왕기에 해당하며, 기축(菊) 문양을 중심으로 한 디자인이 사용된다.
역사적으로는 독일 제국 시기(1888년~1918년)의 황제기(皇帝旗) 등이 대표적인 옛 왕기 사례로 꼽힌다. 프랑스, 독일, 그리스, 몬테네그로, 포르투갈, 루마니아, 스코틀랜드, 세르비아 등 여러 국가들에서도 각각의 왕기가 사용된 바 있으며, 군주제의 폐지나 왕조의 교체에 따라 많은 왕기가 더 이상 공식적으로 사용되지 않게 되었다.
한국사에서도 왕기가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구려 군대가 황색(노란색) 깃발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전하며, 고려시대에는 봉황 형상이 그려진 의장기(儀仗旗)인 봉기(鳳旗)가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고려도경》에 나타난다. 다만 이러한 기록들이 구체적으로 "왕기"라는 명칭 하에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확인이 제한적이다.
한편, 한자어 '왕기(王旗)'는 동음이의어로 여러 의미를 지닌다. '왕기(王氣)'는 임금이 날 조짐 또는 잘될 조짐을 뜻하며, '왕기(王基)'는 왕업의 기초를 의미한다. 또한 '왕기(王畿)'는 왕도(王都) 부근의 땅을 뜻한다. 또한 고려의 제31대 국왕인 공민왕의 초명이 '왕기(王祺)'이기도 하다. 그러나 본 항목에서 다루는 왕기(王旗)는 깃발의 의미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