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갑은 한국어에서 두 가지 주요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이다. 하나는 한자어 玉匣(옥으로 만든 갑)에서 유래한 일반 명사이며, 다른 하나는 중국 상(商)나라의 군주 이름인 沃甲을 가리키는 고유 명사이다.
1. 옥갑(玉匣) — 일반 명사
玉匣은 글자 그대로 "옥으로 만든 갑(匣, 상자)"을 뜻한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
- 옥으로 만든 갑: 옥 재질로 제작된 상자 또는 용기를 의미한다.
- '경대'를 달리 이르는 말: 경대(鏡臺, 거울을 걸어 두는 받침대)를 가리키는 다른 표현으로도 쓰인다.
- 중국 한(漢)나라 때 임금의 장례에 쓰던 기구: 한나라 시기 왕의 장례 의식에 사용되던 여러 기구를 통칭하는 의미로도 사용되었다.
특히 고대 중국의 장례 문화와 관련하여, 옥갑(玉匣)은 금루옥의(金縷玉衣)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용어로 알려져 있다. 금루옥의는 옥 조각을 갑옷 비늘처럼 배열하고 금실로 엮어 만든 수의(壽衣)로, 이를 금루옥갑(金縷玉匣)이라고도 하며 약칭하여 옥갑(玉匣)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옥으로 만든 수의는 주로 한나라 때 황족과 고위 귀족의 장례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중국의 역사서 《삼국지》 위서 동이전 부여 조에는 한나라가 부여에 옥갑을 바쳤다는 기록이 있어, 당시 동아시아 국제 관계에서 옥갑이 중요한 외교적 물품으로 사용되었음을 보여 준다.
2. 옥갑(沃甲) — 상나라의 군주
옥갑(沃甲)은 중국 상(商)나라의 제16대 군주로 기록된 인물이다. 태어날 때의 이름은 자유(子逾)이다.
사마천의 《사기》에 따르면, 옥갑은 형인 조신(祖辛)에 이어 상나라의 군주가 되었다. 임인(壬寅)년에 즉위하였고 비(庇)를 수도로 삼았다. 재위 기간은 25년(《죽서기년》에는 20년)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사망 후 옥갑이라는 시호를 받았다. 그의 뒤는 조카인 조정(祖丁)이 이었다.
한편 은허(殷墟)에서 발굴된 갑골문에 따르면, 옥갑은 상나라의 제14대 군주였으며 강갑(羌甲)이라는 시호를 받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처럼 문헌 기록과 갑골문 기록 사이에는 옥갑의 재위 순서와 시호에 차이가 있어, 고대 상나라의 왕계(王系)에 대한 학계의 해석이 분분한 상태이다.
요약
'옥갑'은 한자 표기(玉匣, 沃甲)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는 동음이의어이다. 玉匣은 옥으로 만든 상자, 경대, 또는 한나라 때의 장례 기구를 뜻하는 일반 명사이며, 沃甲은 중국 상나라의 군주를 가리키는 고유 명사이다. 두 의미 모두 역사적·언어학적 근거가 명확히 확인되는 용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