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레이디(Office Lady)는 일본에서 유래한 용어로, 사무직에서 비서나 사무 보조 등 핑크칼라 업무를 수행하는 여성 직원을 지칭한다. 일본어로는 오피스 레디(オフィスレディー)이며, 흔히 약자인 OL(오에루, オーエル)로 불린다. 이 용어는 영어 표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재플리시(Japanese English)로, 영어권에서는 'female office worker'와 같은 표현이 주로 사용된다.
어원 및 역사
일본에서 최초의 여성 사무직 노동자는 1888년 일본은행과 1893년 미쓰이 은행에 고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이쇼 시대(1912~1926)부터 쇼와 시대 초기까지는 사무직 여성을 가리키는 말로 쇼쿠교 후진(職業婦人, 직업 부인)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 1920년대에는 여성 사무직 노동자를 '오피스 걸(Office Girl)'이라고 부르기도 했으며, '버스 걸', '샵 걸', '마루비루 걸' 등 직종과 장소에 따라 '-걸'이라는 접미사를 붙이는 관행이 유행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사무실이 확장되면서 오피스 레이디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 초기에는 BG(Business Girls)라는 명칭이 사용되었으나, 영어권에서 'B-girl'이 매춘부를 의미하는 'bargirl'의 약어로 사용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적절한 용어로 여겨지게 되었다. 이에 1963년 여성 잡지 《조세이 지신(女性自身)》이 독자 공모를 통해 새로운 명칭을募集, 'OL(Office Lady)'이 선정되어 사용되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 이르러 OL은 일본 여성의 가장 흔한 직업이 되었으며, 당시 일본 여성 노동력의 약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보편화되었다.
특징과 사회적 맥락
OL은 주로 정규직 풀타임 직원이지만, 승진 기회는 제한적이었으며 결혼과 동시에 퇴사하는 것이 관행적으로 기대되었다. 이 때문에 기업은 OL에 대한 교육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많은 OL이 상사나 남성 직원에게 차를 따라주는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이는 일본 기업 내 성별에 따른 역할 분담이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OL의 사회적 위상에 대해서는 학술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오가사와라 유코(Yuko Ogasawara)의 1998년 저서 《Office Ladies and Salaried Men: Power, Gender, and Work in Japanese Companies》는 OL의 직장 내 위계, 젠더 관계, 그리고 그들이 행사하는 비공식적 권력에 대해 분석한 대표적 연구로 꼽힌다.
한편, 많은 OL이 부모와 함께 거주하며 생계비 부담이 적었기 때문에 급여를 여행이나 사치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었고, 이러한 소비 패턴은 당시 일본 경제와 소비 문화의 한 축을 형성하기도 했다.
문화적 영향
OL은 일본의 대중문화, 특히 조세이 망가(여성 만화)와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 유형이다. 작품에 따라 OL은 직장에 염증을 느끼거나 가족의 압박을 받거나 심리적 고민을 안고 있는 인물로 묘사되기도 한다.
일본 문화의 영향으로 이 용어는 중국 본토, 대만, 홍콩에서도 통용되며, 영어권 국가에서도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한국에서는 '오피스 레이디'라는 표현보다 약어인 'OL'이 일본 직장 여성을 지칭하는 맥락에서 주로 인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