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플론티스(Oplontis)는 고대 로마의 도시 유적으로, 현재 이탈리아 캄파니아주 나폴리 남쪽의 토레안눈치아타(Torre Annunziata)에 위치한다. 폼페이, 헤르쿨라네움, 스타비아에와 함께 서기 79년 베수비오산 분화로 인해 화산재에 묻힌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대 명칭 오플론티스는 중세 시대에 제작된 로마 도로 지도인 타불라 페우팅게리아나(Tabula Peutingeriana)에 기록되어 있으며, 헤르쿨라네움에서 6로마마일, 폼페이와 스타비아에에서 3로마마일 거리에 있는 정류소로 표시되어 있다. 지도상의 기호는 이곳에 온천 목욕 시설이 있었음을 나타낸다.
고대 문헌에서 이 도시명을 언급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으며, 어원은 확실하지 않다. 여러 가설로는 라틴어 opulentia(풍요로움), opla(어부들의 장소), 그리스어 oplon(무장한 병사를 암시)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있으며, 다른 견해로는 이 지역의 온천 활동과 관련하여 ob fontis(샘 근처)의 전사 오류라는 설도 제기된다.
발굴된 유적은 크게 두 개의 로마 별장으로 구성된다.
빌라 A(Villa A)는 소위 포페아 빌라(Villa Poppaea)로 불리며, 기원전 약 50년경에 건축되어 제2양식 벽화로 장식되었다. 서기 62년 폼페이 지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며, 서기 79년 분화 당시에는 아직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빌라는 호화로운 주거용 별장으로, 대규모 프레스코화와 정원, 수영장 등이 발견되었다.
빌라 B(Villa B)는 1974년에 발견되었으며, 빌라 A보다 규모가 작은 농업 생산형 별장이다. 기원전 2세기 말에 건축되었으며, 와인과 올리브유, 농산물 생산 및 저장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발굴 과정에서 400개 이상의 암포라(항아리)가 발견되었고, 청동 인장에서 마지막 소유주로 추정되는 루키우스 크라시우스 테르티우스(Lucius Crassius Tertius)의 이름이 확인되었다. 이곳에서는 분화 당시 대피하지 못하고 사망한 54구의 인골이 한 방에서 발견되었는데, 일부는 귀금속과 은제품을 소지하고 있었던 반면 다른 이들은 그렇지 않아 당시 사회적 계층 차이를 보여준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폼페이, 헤르쿨라네움, 토레안눈치아타 고고학 지구)으로 지정되었다. 2006년부터는 텍사스 대학 오스틴 캠퍼스 주도의 '오플론티스 프로젝트(Oplontis Project)'가 체계적인 연구와 3D 레이저 스캐닝을 통한 디지털 복원 작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