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五體投地)는 두 팔꿈치, 두 무릎, 이마의 다섯 군데 인체 부위를 땅에 대고 절하는 예경 방식을 가리키는 불교 용어이다. 범어로는 Pañca-maṇḍala-praṇāma, 팔리어로는 Nipaccākāra라고 하며, 오륜귀명(五輪歸命), 오륜박지(五輪撲地), 오륜작례(五輪作禮), 오륜투지(五輪投地), 오체착지(五體著地) 등 다양한 이름으로도 불린다.
오체투지는 불교에 고유한 예경법이 아니라 전통적으로 인도 사회에서 내려오는 인사법에 기원을 둔다. 인도에서는 예로부터 머리를 인체의 가장 고귀한 부분으로, 발을 가장 천한 부분으로 여겼는데, 가장 고귀한 머리를 상대의 발이나 땅에 붙임으로써 최상의 공경을 나타내는 방식이었다. 불교는 참회를 할 때 고참 승려나 불보살의 상 앞에서 오체투지를 하는 것을 상례로 삼았고, 이에 오체투지는 참회 수행의 일부로 정착되었다.
수행법으로서의 오체투지는 중국 양대(梁代, 507~557)에 예참문(禮懺文)들이 등장하면서 참회 수행이 발전하던 시기에 나타난 것으로 보이며, 다불신앙(多佛信仰)의 성립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동문선(東文選)』 제117권에 따르면 고려 중기 천태종을 부흥시킨 요세(了世, 1163~1245)가 53불을 매일 16회씩 예경하며 참회 수행을 한 기록이 전해진다.
오체투지의 구체적인 순서는 다음과 같다. 먼저 가슴 쪽에 손바닥을 마주 대어 합장하고 몸을 구부려 무릎을 구부린다. 다음으로 양손을 바닥에 댄 후 상체를 숙여 이마를 땅이나 예경을 받는 사람의 발에 대는 접족례(接足禮)를 행한 후, 반대 순서로 몸을 일으킨다. 한국, 중국, 일본의 오체투지 방식은 대체로 이와 같지만, 티베트의 경우 몸을 완전히 뻗어 신체의 앞면 전체를 땅에 붙이는 방식으로 행해진다. 『대지도론(大智度論)』 제10권에서는 오체투지를 불교 최고의 예경 방식으로 인정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조선 시대 이후 불교가 주도적 지위를 상실하면서 오체투지는 주로 여성 불교 신자들의 멸업참회(滅業懺悔) 방편으로 수행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 이후 대한불교조계종의 전 종정이었던 성철(性徹, 1912~1993)이 자만심을 내려놓는 수행법으로 108배와 3000배를 강조하면서, 오체투지는 한국 불교계의 중요한 대중적 수행법의 하나가 되었다.
티베트에서는 성지 순례 시 3보1배(三步一拜)를 행하며, 본격적인 밀교 수행에 들어가기 전 기초 수행법으로 실천된다. 티베트의 이러한 순례 고행법은 종교를 초월하여 사회·정치적인 항의를 표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하였다. 또한 오체투지의 굴신(屈伸) 행위는 체력 향상에 도움이 되어 비불교인들에게도 대중적인 건강법으로 소개되어 각광받고 있으며, 이 경우 전통적인 방식에 건강을 위한 변형이 가미되어 실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