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의 경제는 2014년 내전 발발 이후 극심한 침체와 파편화를 겪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예멘의 실질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약 58% 감소하였으며, 명목 1인당 GDP는 2014년 1,430달러에서 2024년 433달러로 약 70% 하락하여, 예멘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빈곤한 국가가 되었다. 2024년 실질 GDP 성장률은 -1.5%를 기록하였으며, 2025년에도 -1.5%의 추가 역성장이 전망된다.
경제 구조와 분열
예멘은 현재 두 개의 분리된 경제 권역으로 운영된다. 후티 반군이 통제하는 지역에는 전체 인구의 약 70%가 거주하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정부(IRG)가 통제하는 지역에는 석유 및 가스 자원이 위치해 있다. 2016년 IRG는 예멘 중앙은행(CBY) 본부를 아덴으로 이전하였으나, 석유 및 가스 수출의 급감으로 충분한 외환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후티 통제 하의 사나(Sana'a)는 은행 및 무역 중심지로 남아 있다. 두 지역 간의 상이하고 조정되지 않은 통화 정책은 아덴과 사나 사이의 환율 격차를 초래하여 시장 왜곡을 일으키고 정책 결정을 복잡하게 만들고 투자를 저해하고 있다.
재정 상황
IRG의 재정 수입(교부금 제외)은 2023년 GDP 대비 4.6%에서 2024년 2.5%로 감소하였다. 이는 석유 수출 중단(2022년 10월 이후 후티 반군의 봉쇄로 인해)과 관세 수입 감소에 기인한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의 7억 5천만 달러 규모 예산 지원을 포함한 교부금이 2023년 GDP 대비 1.8%에서 2024년 3.9%로 크게 증가하여 총 수입은 GDP 대비 약 6.4%로 유지되었다. IRG의 재정 지출은 GDP 대비 13.6%(2023년)에서 8.9%(2024년)로 감소하였으며, 재정 적자는 GDP 대비 7.2%에서 2.5%로 축소되었다.
통화 및 물가
2024년 아덴 시장에서 예멘 리알(YER)은 1월 초 달러당 1,540리알에서 연말 2,065리알로 급락하였다. 이에 따라 IRG 통제 지역의 인플레이션은 2023년 6.8%에서 2024년 평균 9.7%로 상승하였으며, 연말 기준으로는 30%를 초과하였다. 반면 후티 통제 지역에서는 엄격한 가격 통제와 제한된 통화 공급으로 인해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이 관찰되었으나, 이는 시장의 실제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외 부문
2024년 예멘의 경상수지 적자는 GDP 대비 18.0%(약 32억 달러)로 확대되었다. 이는 공적개발원조(ODA)가 2023년 약 42억 달러에서 2024년 약 28억 달러로 감소한 데 주로 기인한다. 총 외환보유고는 2023년 말 16억 달러에서 2024년 말 약 13억 달러(약 1.1개월 수입액)로 감소하였다. 2022년 10월 이후 석유 수출이 전면 중단되어 주요 외화 수입원이 사라진 상황이다.
식량 안보와 인도주의 위기
예멘 인구의 약 3분의 2(63%)가 불충분한 식품 소비에 직면해 있다. 약 1,950만 명(여성 및 아동 1,500만 명 포함)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며, 인구의 절반이 식량 불안정 상태에 놓여 있다. 영양실조율은 심각하여 아동의 17%가 소모증(wasting), 49%가 발육 부진(stunting), 41%가 저체중 상태이다. 인도적 자금 조달은 크게 감소하여, 2024년 예멘 인도적 대응 계획(Yemen Humanitarian Response Plan)에 필요한 27억 달러 중 약 15억 달러(55%)만이 조달되었다.
홍해 위기의 영향
2023년 10월 이후 후티 반군의 홍해 상선 공격으로 수에즈 운하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한 선박 통행량이 약 75% 감소하였다. 2024년 한 해 동안 홍해에서 454건의 폭력 사건이 기록되었으며, 이 중 201건은 상선에 대한 직접 공격이었다. 이로 인한 운송 비용 상승과 물류 차질은 예멘의 수입 의존적 경제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 부문
2024년 상반기, 후티 반군과 IRG 간의 은행 부문 규제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었다. 2024년 3월 후티 통제 하의 사나 중앙은행이 100리알 주화를 발행하자, 아덴 중앙은행은 사나에 본사를 둔 은행들에 대해 60일 이내에 아덴으로 이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2024년 7월 유엔의 중재로 양측이 갈등 완화에 합의하였으나,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2025년 1월, 미국 재무부는 예멘 쿠웨이트 은행(YKB)을 후티 반군 자금 지원 혐의로 제재하였으며, 이후 여러 금융 기관이 사나에서 아덴으로 이전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망과 위험
세계은행은 2025년 예멘의 실질 GDP가 1.5% 추가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석유 수출 봉쇄가 지속되고 평화 회복의 명확한 경로가 없는 상황에서 재정과 대외 부문은 계속해서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IRG 통제 지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후티 통제 지역에서는 심각한 유동성 부족이 소비와 기업 활동을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후티 반군 외국 테러 조직(FTO) 재지정, 인도적 자금의 감소, 그리고 홍해의 군사적 긴장은 예멘 경제에 하방 위험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은행의 시나리오 분석에 따르면, 지속적인 평화가 달성될 경우 예멘 경제는 2025년부터 2040년까지 연평균 5%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갈등이 지속될 경우 2040년까지 실질 GDP가 1990년 수준으로 후퇴할 수 있으며, 이는 50년간의 발전이 상실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