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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예루살렘은 서아시아 팔레스타인 지방 중부, 유대 산지의 고원 위에 위치한 도시이다. 히브리어로는 예루샬라임(Yerushalayim), 아랍어로는 알쿠드스(al-Quds)라고 불린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아브라함 계통의 세 주요 종교가 공통적으로 신성시하는 도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자국의 수도로 주장하고 있다.

어원

도시의 명칭은 고대 셈어 어근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원전 약 2,000년경의 이집트 주문 문서(Execution Texts)에 '루샬리뭄(Rusalimum)'이라는 형태로 처음 등장하며, 기원전 14세기 아마르나 서신에는 '우루살림(Urusalim)'으로 기록되었다. 어원에 대해서는 '평화'를 뜻하는 셈어 어근 S-L-M과 관련이 있다는 견해와, 가나안 신화의 해질녘의 신인 '샬렘(Shalim)'의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견해가 있으나 학계의 정설은 확정되어 있지 않다. 히브리어 명칭의 '-ayim' 어미는 쌍수형으로, 도시가 두 언덕 위에 세워졌다는 점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제기된 바 있다.

역사

기혼 샘(Gihon Spring) 인근에서 가장 오래된 정착의 흔적이 확인되며, 기원전 3000~28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시는 이후 가나안인, 이집트의 속국, 그리고 이스라엘 왕국을 거쳐 역사를 이어갔다. 성서 기록에 따르면 기원전 약 1000년경 다윗 왕이 예루살렘을 정복하여 통일 이스라엘 왕국의 수도로 삼았고, 그의 아들 솔로몬이 제1성전을 건설하여 도시를 종교적 중심지로 확립하였다. 이후 도시는 남유다 왕국의 수도가 되었으나, 기원전 586년 신바빌로니아 제국에 의해 함락되어 제1성전이 파괴되고 유대인들이 바빌론에 포로로 끌려가게 되었다.

기원전 539년 페르시아의 키루스 대왕이 유대인들의 귀환과 성전 재건을 허용하면서 제2성전 시대가 시작되었다. 이후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정복으로 헬레니즘 지배 하에 들어갔고, 기원전 2세기 마카베오 혁명으로 잠시 유대인의 자치권이 회복되기도 하였다. 기원전 63년 로마의 폼페이우스가 도시를 점령하면서 로마 지배가 시작되었으며, 헤로데 대왕 시대에 제2성전이 확장·재건되었다.

기원후 66년 발발한 유대-로마 전쟁의 결과 기원후 70년 로마 군단이 예루살렘을 파괴하고 제2성전을 불태웠다. 도시는 이후 바르 코크바 반란(132~136년) 진압 후 로마 식민 도시 아일리아 카피톨리나(Aelia Capitolina)로 재건되었으며, 유대인의 도시 진입이 금지되었다.

기원후 4세기 비잔틴 제국 아래에서 기독교 순례의 중심지로 번영하였으며,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성묘 교회 건설을 지원하였다. 기원후 638년 라시둔 칼리파국에 의해 이슬람 세력에 복속되었고, 초기 이슬람 통치 하에 바위 돔(Dome of the Rock)과 알아크사 모스크가 건설되어 이슬람에서의 종교적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1099년 십자군이 도시를 점령하여 예루살렘 왕국의 수도로 삼았으며, 1187년 살라딘에 의해 탈환되었다. 이후 아이유브 왕조와 맘루크 왕조를 거쳐 1517년 오스만 제국의 지배 하에 들어갔다.

근현대사와 현재의 지위

제1차 세계대전 중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영국군이 1917년 예루살렘을 점령하였고, 1923년부터 1948년까지 영국 위임통치 팔레스타인의 행정 수도로 기능하였다. 1948년 아랍-이스라엘 전쟁 이후 도시는 서예루살렘(이스라엘)과 동예루살렘(요르단)으로 분할되었다. 1967년 6일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을 점령하여 도시를 통합하였다. 이스라엘은 1980년 기본법(예루살렘법)을 통해 예루살렘을 국가의 '완전하고 통일된 수도'로 선언하였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동예루살렘 병합을 불법으로 간주하며, 대부분의 국가는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대사관을 텔아비브에 두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제478호는 예루살렘법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무효라고 선언하였다.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미래 팔레스타인 국가의 수도로 주장하며, 예루살렘의 최종 지위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종교적 의의

유대교에서 예루살렘은 가장 신성한 도시이며, 제1·제2성전의 소재지였던 성전산(Temple Mount)은 유대교 최고의 성지로 간주된다. 제2성전의 잔존 벽인 통곡의 벽(서벽)은 유대인에게 가장 중요한 기도 장소이다. 기독교에서는 예수의 십자가 처형, 매장, 부활의 장소로 여겨지며, 성묘 교회가 핵심 순례지이다. 이슬람에서는 메카와 메디나에 이어 세 번째로 성스러운 도시로, 무함마드의 야간 여행(이스라, 미라즈)과 관련된 바위 돔과 알아크사 모스크가 성전산에 위치한다.

지리와 현황

예루살렘은 지중해에서 동쪽으로 약 60km, 사해에서 약 35km 떨어진 유대 산지의 능선 위에 자리하며, 고도는 해발 약 754m이다.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은 덥고 건조하며 겨울은 온화하고 비가 많다. 옛 시가지(Old City)는 1538년 오스만의 술레이만 대제 시기에 축조된 성벽에 둘러싸여 있으며, 아르메니아 구역, 기독교 구역, 유대 구역, 이슬람 구역의 네 구역으로 나뉜다. 옛 시가지는 198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도 등재되어 있다.

최근 인구 약 100만 명으로, 2020년 기준 유대인이 약 59.9%, 팔레스타인인이 약 38.3%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스라엘의 주요 정부 기관이 소재한 수도 역할을 수행하며, 이스라엘 국립 도서관,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 알쿠드스 대학교 등 교육·문화 기관이 밀집한 도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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