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법계(英美法系, Anglo-American law system)는 영국에서 발생하여 영어권 국가와 영국 식민지 국가로 퍼져나간 법 체계를 말한다. 보통법(普通法) 또는 커먼로(common law)라고도 부른다. 유럽 대륙에서 발전한 대륙법계(civil law system)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개요
영미법계는 독일·프랑스 등의 대륙법계와 달리, 법원(法院)의 판결이 이후 유사한 사건에 대해 구속력을 가지는 판례법주의(判例法主義, stare decisis)를 핵심적 특징으로 한다. 미국의 법학자 올리버 웬들 홈스(Oliver Wendell Holmes)는 "법의 생명은 논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있다"고 말하였는데, 이는 영미법이 구체적 사건 속에서 보편적인 법 원칙을 발견하는 방식을 따른다는 점을 나타낸다.
대륙법계가 로마법의 직접적 영향을 받아 성문법전을 중심으로 발전한 반면, 영미법계는 앵글로색슨(Anglo-Saxon) 부족법에 기원을 두고 로마법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으며 고유한 제도를 유지해 왔다.
역사
영국법의 역사는 일반적으로 네 시기로 구분된다.
- 제1기: 노르만 정복(1066년) 이전의 앵글로색슨법 시대. 속인주의적(屬人主義的) 게르만 부족법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 제2기: 노르만 왕조에 의한 사법의 중앙집권화로 왕국 전토에 공통되는 판례법으로서 커먼로(common law)가 형성된 시대. 프랑스 출신의 노르망디인 윌리엄 1세(재위 1066~1087)가 브리튼 섬을 정복한 후 중앙집권적 봉건 제도를 형성하기 위한 일환으로 법을 통일하기 시작하였다. 순회판사 제도를 실시하여 전국을 돌며 재판하고 판례를 교환함으로써 영국법의 초석이 마련되었다.
- 제3기: 경직화된 커먼로에 대립하여 에쿼티(equity, 형평법)가 생겨난 시대.
- 제4기: 커먼로와 에쿼티를 통합하여 통일법원이 성립한 시대.
주요 특징
판례법주의
영미법계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은 법원의 판결이 법원(法源)이 되어 이후 유사한 사건에 구속력을 가지는 원칙이다. 이는 성문 법전을 최고의 법원으로 삼는 대륙법계와 대조된다.
법의 지배
영미법계는 법의 지배(rule of law)라는 원칙으로 정리된다. 애초에 왕권에 대한 사법권의 우위에 기반하였으나, 이후에는 왕권에 대한 의회 우위의 형태를 취하였다.
성문법과 판례법의 관계
의회가 제정한 성문법(제정법, statute)은 판례법에 우위하며, 근래에 들어 질적·양적으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판례법이 주요 법원(法源)이다. 영국과 미국의 성문법은 일반적 입법이 아닌 특정 사항에 한정된 입법으로서 엄격한 문자(文理) 해석을 원칙으로 한다.
미국법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이 세계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미국법의 위상이 높아졌으며, 국제법처럼 통용되는 경우도 생겼다.
미국법의 특색은 연방과 각 주(州)에 각각 법원과 입법부가 있어 법(판례법과 성문법)이 이원적으로 존재할 뿐만 아니라, 각 주에 따라 다른 법이 병존한다는 점이다.
20세기 들어 주법(州法) 통일 운동이 일어나 통일주법안이 작성되었고, 미국법협회(American Law Institute)의 리스테이트먼트(Restatement of the Law)가 만들어졌다. 이는 판례의 공통분모를 조문 형태로 통일·재표현한 것이다. 이에 따라 판례구속성의 원칙에 변화가 생겼고, 표준화된 법조문에 근거하여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미국법은 영국법보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데, 이는 미국 독립 전후로 강조된 자유·평등의 정치사상 및 미국 고유의 청교도 정신과 프런티어 정신의 영향에 기인한다.
영미법계 국가
영미법계는 영국을 비롯하여 미국, 캐나다(퀘벡 제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인도, 아일랜드 등 영연방 국가와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여러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다. 다만 각 국가는 고유한 역사적·사회적 배경에 따라 변용을 겪었다.
대륙법계와의 비교
| 구분 | 영미법계 | 대륙법계 |
|---|---|---|
| 주요 법원 | 판례법(선례 구속의 원칙) | 성문법전 |
| 법관의 역할 | 법 형성에 적극적 참여 | 법 적용에 중점 |
| 주요 지역 | 영국, 미국, 영연방 국가 | 유럽 대륙, 한국, 일본 등 |
| 계약법 | 약인(consideration) 개념 필요 | 약인 개념 불필요 |
| 채무불이행 | 계약위반(breach of contract) | 채무불이행 |
분야별 영미법
계약법
영미법계에서 계약은 법적으로 강제되는 당사자 간의 약속 또는 합의(legally enforceable agreement or promise)를 말한다. 계약의 성립에 있어 약인(約因, consideration)이라는 독특한 요소를 필요로 한다. 대륙법에서의 채무불이행 개념은 영미법에서 계약위반(breach of contract)에 해당한다.
불법행위법
영미법의 불법행위법(tort law)은 대륙법의 불법행위법과 비교하여 다양한 개별적 불법행위 유형(tort)으로 발전해 왔다.
참고 자료
- 이상윤, 《영미법》, 박영사, 1996.
- 최대권, 《영미법》, 박영사, 2001.
- 서희원, 《영미법강의》, 박영사,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