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거리 사격(零距離射擊)은 크게 세 가지 맥락에서 사용되는 군사 및 대중문화 용어이다.
1. 탄도학적 영점(零點) 거리 이내에서의 사격
군사 용어에서 '영거리 사격'은 총포를 발사할 때 탄두가 중력의 영향으로 낙하하는 것을 감안하지 않아도 되는 거리, 즉 영점 거리(zero distance) 이내에서 하는 사격을 의미한다. 영점 거리에는 근위 영점거리와 원위 영점거리의 두 가지가 있으며, 이 거리 안에서는 조준선과 탄도가 일치하므로 별도의 고각 보정 없이 조준하여 사격할 수 있다. 군용 소총, 특히 돌격소총은 시가전이나 건물 내 교전에서 최대 영거리 이내에서 사격할 일이 많으며, 이 경우 조준기가 최대 영점거리에 맞춰져 있으므로 적의 몸통 중심을 겨누도록 훈련한다. 이러한 사격 방식을 '배틀 제로(battle zero)'라고 부르기도 한다.
2. 총구를 목표에 밀착한 초근거리 사격
대중매체와 창작물에서 주로 사용되는 의미로, 말 그대로 총구로부터 거리가 0에 가까운 초근거리에서 사격무기를 발사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이는 일본에서 건너온 표현이며, 영어로는 포인트 블랭크(point-blank) 사격에 해당한다.
이론적 근거는 다음과 같다. 사격무기의 탄환은 화약의 압력으로 포구를 떠난 뒤 공기 저항에 의해 운동 에너지를 잃고 속도가 점차 감소하므로, 거리가 가까울수록 위력 감소가 없어 최대 관통력과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조준이 용이하고 명중률이 극도로 높아진다.
그러나 실제 전투 상황에서 영거리 사격은 여러 문제점이 있다. 총구를 완전히 밀착하고 쏠 경우 총구 화염과 폭연이 빠져나갈 공간이 부족해 반동이 증가하고 총신이 손상될 위험이 있다. 화포(火砲)의 경우 포신 손상이나 유폭(誘爆)으로 사격자 본인까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또한 상대가 맨손으로도 저항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이므로 역관광당할 위험이 크다. 이러한 이유로 영거리 사격은 일반적인 교전 상황에서는 드물게 발생하며, 권총 자살, 총살형, 즉결처형, 또는 상대를 확실하게 무력화한 후 확인사살을 할 때 주로 사용된다.
역사적으로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의 중전차(티거, 판터)를 상대하기 위해 소련군 T-34 전차가 초근접하여 영거리 사격을 가한 사례가 있다. 다만 이는 화력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궁여지책이었으며, 적 전차의 폭발에 휩쓸려 함께 소멸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3. 곡사포(曲射砲)의 영거리 사격
포병 용어에서 영거리 사격은 곡사포에 시한 신관(time fuse)을 사용하여 포탄이 포구를 떠나자마자 공중에서 폭발하도록 설정하는 사격 방식이다. 이는 곡사포 부대에 근접한 적 보병을 상대로 사용하며, 포탄의 파편이 초음속 운동 에너지를 더해 넓은 범위를 초토화한다. 일반적으로 곡사포는 80도 이상의 고각 사격이 불가능하므로, 매우 근접한 적을 상대하기 위해 이 방식을 고안하였다. 이때 사용되는 특수탄으로는 대인화살탄( Flechette shell)이 있으며, 포대별로 단 한 발만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곡사포 부대가 근접전투에 돌입했다는 최악의 상황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4. 창작물에서의 활용
영거리 사격은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창작물에서 자주 등장하는 클리셰이다. 통상적인 공격이 통하지 않는 강력한 상대에게 최후의 발악으로 사용하거나, 절대 피할 수 없는 결정타를 의미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현실에서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전술이지만, 이론상 최대 위력이 발휘된다는 점과 적에게 용감하게 접근해 한 방을 꽂아넣는 임팩트 있는 연출 덕분에 대중문화에서 로망(romance)으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