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편소설(葉篇小說)은 단편소설보다도 분량이 짧은 소설을 가리키는 문학 장르 용어이다. '나뭇잎(葉) 넓이 정도의 크기에 담아낼 수 있는 소설'이라는 의미에서 명명되었다. 분량은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20~30장 내외이며, 단편소설이 70~100장가량인 것에 비해 현저히 짧다. '손바닥 소설'이라고도 불리며, 프랑스어 '콩트(conte)'와 유사하나 콩트가 반전을 필수적 요건으로 삼는 데 비해 엽편소설은 그러한 제한이 없다.
본래는 '장편소설(掌篇小說)'이라는 명칭이 사용되었다. '掌'은 '손바닥 장'으로, 손바닥 위에 쓸 수 있을 정도로 짧은 소설이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장편소설(長篇小說, 긴 소설)'과 한글로 표기 시 동음이의어가 되어 혼동이 빈번해지면서, 이를 피하기 위해 '엽편소설(葉篇小說)'이라는 명칭으로 대체되었다. '掌篇小說'이라는 용어 자체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으나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한국 문학사에서 엽편소설이라는 양식은 1929년 3월, 『조선일보』가 17명의 문단 작가들을 참여시켜 연속 연재한 '장편소설(掌篇小說)' 기획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어 있다. 이는 당시 일본에서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 등이 '장편소설(掌篇小說)'이라는 양식에 관심을 갖고 이를 가장 일본적인 소설 양식으로 규정한 흐름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1920년대 후반 『조선문단』, 『조선지광』 등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루어졌다.
1990년대 후반에는 엽편소설에 대한 관심이 다시 활성화되었다. 1996년부터 문예지 『작가세계』와 『문학사상』에서 엽편소설 특집을 기획하였고, 김소진, 성석제, 윤대녕, 박상우, 최성각, 구효서, 이순원, 전은강, 전상국, 박덕규, 하창수 등 다수의 작가들이 엽편소설집을 출간하며 출판 붐을 이루었다. 학계 연구에 따르면, 당시 엽편소설은 본격문학의 자리에는 완전히 올라서지 못한 상태였으나 문학의 위기를 타개할 새로운 대안 양식으로서 기대를 모았다. 다만 양식적 이해의 부재와 작품 간 질적 편차가 크다는 한계도 지적되었다.
엽편소설은 즉흥적으로 짧은 시간 내에 써 내려가기 쉬운 형식이지만, 짧은 분량 안에서 재기와 상상력으로 독자에게 인상을 남겨야 하므로 좋은 작품을 쓰는 것은 오히려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픽션으로서 소품문(小品文)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 강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