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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적정

열반적정(涅槃寂靜)은 불교의 핵심 교의 가운데 하나로, 산스크리트어 니르바나(nirvāṇa)를 한자로 음역한 '열반(涅槃)'과 '고요하고 평온함'을 뜻하는 '적정(寂靜)'이 결합된 용어이다. 니르바나는 '불어서 끄다'라는 의미의 동사에서 파생된 말로, 탐욕(貪慾)·분노(瞋恚)·어리석음(愚癡) 등 인간의 마음을 더럽히는 번뇌(煩惱)의 불이 꺼지고 아무 것에도 어지럽혀지지 않은 이상적인 상태를 가리킨다. 이러한 열반의 경지는 일체의 번뇌로부터 벗어나 해탈(解脫)한 상태이므로 적정(寂靜)하다고 하여, 일반적으로 '열반적정'이라고 표현된다.

열반적정은 불교의 근본 교의인 사법인(四法印)에 속한다. 사법인이란 불교의 가르침을 판별하는 네 가지 기준으로, 제행무상(諸行無常)·제법무아(諸法無我)·일체개고(一切皆苦)·열반적정(涅槃寂靜)으로 구성된다. 고타마 붓다는 현실의 생사(生死) 세계를 '일체개고'로 파악한 반면, 고(苦)를 멸(滅)한 이상의 세계를 '열반적정'이라고 설하였다.

초기불교 경전인 《잡아함경》 제490경 〈염부차경〉에서 사리불은 열반에 대해 "탐욕이 영원히 다하고, 성냄이 영원히 다하며, 어리석음이 영원히 다하고, 일체 모든 번뇌가 영원히 다한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또한 《디가 니까야》 제22경 〈대념처경〉에서는 열반 증득 후에는 생사윤회의 원인이었던 오온(五蘊)·십이처(十二處)·십팔계(十八界)가 제자리로 돌아가 고요해지며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고 평온하고 즐거운 상태가 된다고 설한다.

고타마 붓다가 생존했던 시기의 인도에는 다양한 인생관과 이상세계관이 존재했으나, 대부분 단순한 관념에 그치거나 사후에만 달성 가능한 것이었다. 이에 비해 붓다가 제시한 적정한 열반은 세계와 인생에 대한 올바른 지혜(반야·보리)에 의해서 현세(現世)에서 실현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불교의 종파에 따라 열반에 대한 해석과 분류는 다양하다. 부파불교(部派佛敎)에서는 번뇌를 단멸(斷滅)한 경지로서의 열반을 유여열반(有餘涅槃, 육체를 지니면서 번뇌를 끊은 상태)과 무여열반(無餘涅槃, 육체까지 소멸한 상태)의 두 가지로 구분한다. 대승불교의 중관학파(中觀學派)는 일체법의 실상(實相)이 곧 열반이라고 보았으며, 유식유가행파(唯識瑜伽行派)는 본래자성청정열반(本來自性清淨涅槃)·유여의열반(有餘依涅槃)·무여의열반(無餘依涅槃)·무주처열반(無住處涅槃)의 사종열반(四種涅槃)으로 분류한다. 천태종(天台宗)에서는 성정열반(性淨涅槃)·원정열반(圓淨涅槃)·방편정열반(方便淨涅槃)의 삼열반(三涅槃)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한편 열반이라는 용어는 본래의 의미가 전화되어 승려가 세상을 떠나는 것을 '열반', '입적(入寂)', '입멸(入滅)', '원적(圓寂)' 등으로 표현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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