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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왕

연평왕(延平王)은 17세기 중국 명·청 교체기에 남명(南明) 정권이 수여한 왕작(王爵) 칭호이다. 남명의 영력제(永曆帝)가 명나라 부흥 운동을 이끌던 정성공(鄭成功)에게 하사한 작위로, 1655년(또는 1653년)에 처음 책봉되었다. 정성공은 처음에 이 책봉을 고사하였으나 이듬해 받아들였으며, 이후 '연평왕'은 정씨 가문 내에서 세습되었다.

연평왕은 명나라의 작위 체계에서 두 글자로 구성된 왕으로, 군왕(郡王)에 해당한다. 명나라에서는 복왕(福王)·진왕(秦王)과 같은 한 글자 왕을 친왕(親王)이라 부르고, 두 글자 왕을 군왕이라 불렀으며, 대부분 사후에 추존되었으나 연평왕은 생전에 책봉된 사례에 속한다.

정성공(1624~1662)은 네덜란드로부터 대만(타이완)을 탈환하고 동녕국(東寧國, 정씨왕국)을 세운 인물로, 연평왕 칭호는 그의 대표적인 봉호가 되었다. 그의 사후 시호는 연평무왕(延平武王)이다. 이후 아들 정경(鄭經, 재위 1662~1681)이 연평왕(연평문왕)을 계승하였고, 손자 정극상(鄭克塽, 재위 1681~1683)이 마지막 연평왕이 되었다.

1683년 청나라의 시랑(施琅)이 이끄는 수군이 펑후 해전에서 승리한 후, 정극상은 청나라에 항복하였다. 이로써 정씨왕국은 3대 22년 만에 멸망하였고, 연평왕 작위도 소멸되었다. 청나라 강희제는 정극상을 한군공(漢軍公)에 봉하여 북경으로 이주시켰다.

정성공이 세운 정씨왕국은 연평왕국(延平王國)이라고도 불리며, 대만 역사상 최초의 한족 국가로 평가된다. 이 왕국은 대만 남서부와 펑후 제도를 지배하였고, 일본에서 동남아시아에 이르는 해상 무역망을 운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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