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정보(逆情報, 영어: disinformation)는 사람들을 기만하거나 경제적·정치적 이득을 확보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유포되는 허위 정보를 말한다. 이는 단순한 실수나 오해에서 비롯된 오정보(misinformation)와 달리, 유포자에게 기만이나 여론 조작이라는 명확한 의도가 있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역정보는 정치적, 군사적, 상업적 목표 달성을 위해 전략적 기만과 여론 조작 전술을 사용하는 조직적인 적대 행위로 간주된다.
어원
'역정보'는 한자어 '逆'(거스를 역)과 '情報'(정보)의 결합으로, '진실과 반대되는 정보' 또는 '상대방의 판단을 거스르는 정보'라는 의미에서 유래하였다. 영어 disinformation은 라틴어 접두사 dis-(부정, 반전)와 information(정보)이 결합된 말로, 1887년경 인쇄물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기록된다. 일부 학자들은 이 용어가 러시아어 дезинформация(dezinformatsiya)의 번역 차용에서 비롯되었으며, 특히 소련 KGB의 흑색선전 부서 명칭에서 유래한 것으로 본다. 1985년 웹스터 뉴 칼리지 사전과 아메리칸 헤리티지 사전에 처음 수록되었고, 1990년대에 이르러 정치 용어집에서 영어에 완전히 정착되었다.
오정보와의 구분
잘못된 정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오정보(misinformation)는 의도 없이 유포된 허위 정보인 반면, 역정보(disinformation)는 의도적으로 조작·유포된 허위 정보이다. 한국의 법학계와 언론학계에서는 disinformation을 '허위조작정보'로 번역하는 추세이다. 허위정보가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인 정보'를, 조작정보가 '내용을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정보'를 의미한다고 볼 때, 역정보는 크게는 허위조작정보에 해당하며 좁게는 조작정보를 이르는 말이다.
운영 및 확산 방식
역정보는 아스트로터핑(가짜 풀뿌리 활동), 음모론, 클릭베이트, 가짜뉴스, 선전, 유사과학, 반향실 효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된다. 2019년 카미유 프랑수아는 온라인 역정보를 분석하기 위해 조작 행위자(Manipulative Actors), 기만적 행동(Deceptive Behavior), 유해 콘텐츠(Harmful Content)의 ABC 프레임워크를 고안하였다. 연구에 따르면 역정보는 '시딩(seeding, 악의적 정보 삽입)'과 '에코잉(echoing, 청중에 의한 반향적 유포)'의 두 단계로 확산된다.
국제적 사례
역정보는 전 세계 민주주의에 대한 시급한 과제로 인식된다. 냉전 시기 소련과 미국 모두 상대국을 대상으로 역정보 캠페인을 전개한 사례가 있다. 로이터 통신은 2024년 미 국방부가 필리핀에서 중국 시노백 백신에 대한 허위 정보 캠페인을 벌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외국 요원들에 의한 역정보 유포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졌으나, 이것이 실제 투표 행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학계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대응
유엔, 유럽연합, OECD 등 국제기구는 역정보 대응을 위한 정책과 지침을 발표하고 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2016년 역정보 유포를 '죄'에 비유하며 비난한 바 있다. 학계에서는 팩트체크,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기술적 탐지 시스템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다만 역정보 연구 자체가 일부 국가에서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