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펀트섬(영어: Elephant Island)은 남극해에 위치한 사우스셰틀랜드 제도(South Shetland Islands)의 섬이다. 남극 반도 끝에서 북북동쪽으로 약 245km 떨어져 있으며, 면적은 약 558km², 최고봉은 펜드래건산(Mount Pendragon, 해발 973m)이다. 섬의 길이는 약 47km, 너비는 약 27km로, 대략 동서 방향으로 길쭉한 형태를 띠고 있다.
명칭의 유래
섬의 이름은 두 가지 설에서 비롯되었다. 하나는 섬의 전체적인 형상이 코끼리 머리를 닮았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1821년 영국의 탐험가 조지 파월(George Powell)이 이 섬을 발견했을 당시 해안에서 코끼리물범(elephant seal)을 목격한 것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설이다. 러시아에서는 1821년 최초 발견 당시 명명된 이름인 모르드비노프섬(Mordvinov Island)으로도 불린다.
지리 및 기후
엘리펀트섬은 사우스셰틀랜드 제도 중에서도 남극 본토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외곽에 위치한다. 섬의 대부분은 빙하로 덮여 있으며, 기후는 혹독하여 안개가 잦고 강한 바람(최대 시속 160km)이 분다. 자연적인 정박지가 부족하여 선박의 접근이 어렵다. 남극 조약(Antarctic Treaty)에 따라 어느 국가의 영유권도 인정되지 않으나, 아르헨티나, 칠레, 영국이 각각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생태
섬 자체에는 토착 육상 식물이나 동물이 존재하지 않으나, 따뜻한 시기에는 수천 마리의 턱끝펭귄(chinstrap penguin), 젠투펭귄(gentoo penguin), 마카로니펭귄(macaroni penguin)이 번식을 위해 집단으로 서식한다. 그 외에도 남극제비, 남극도둑갈매기, 큰풀마갈매기 등 다양한 조류가 관찰된다. 해안가에는 남극물개, 표범물범, 남방코끼리물범이 계절적으로 출현한다.
역사
1821년 1월 29일, 러시아의 파비안 고틀리프 폰 벨링스하우젠(Fabian Gottlieb von Bellingshausen)과 미하일 라자레프(Mikhail Lazarev)가 이끄는 제1차 러시아 남극 탐험대가 이 섬을 최초로 발견하였다.
엘리펀트섬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계기는 1914~1917년 어니스트 섀클턴(Ernest Shackleton) 경이 이끈 제국 남극 횡단 탐험(Imperial Trans-Antarctic Expedition) 때문이다. 탐험선 인듀어런스(Endurance) 호가 웨들해(Weddell Sea)의 유빙에 갇혀 침몰한 후, 섀클턴과 선원 27명은 얼음 위에서 표류하다가 1916년 4월 엘리펀트섬의 발렌타인곶(Cape Valentine)에 도착하였다. 이후 섀클턴은 5명의 선원과 함께 구조용 보트 제임스 커드(James Caird) 호를 타고 약 1,300km 떨어진 사우스조지아섬(South Georgia)까지 항해하여 구조를 요청하였고, 4개월 반 후인 1916년 8월 30일 칠레 예초호(Yelcho)에 의해 남은 22명의 선원이 전원 구조되었다. 이들은 엘리펀트섬 북쪽 해안의 와일드곶(Point Wild)에서 생존을 기다렸으며, 이 지역은 현재 남극 역사 기념물(HSM 53)로 지정되어 있다.
브라질 남극 프로그램은 이 섬에 계절별 연구 기지(Goeldi)를 운영한 바 있다.
같은 이름의 다른 섬
'엘리펀트섬'이라는 이름은 지리적으로 다른 지역의 섬을 가리키는 데에도 사용된다. 인도 뭄바이(Mumbai) 근해의 엘레판타섬(Elephanta Island, Gharapuri) 은 6~7세기 힌두 사원 유적으로 유명하며, 이집트 아스완(Aswan)의 엘레판티네섬(Elephantine Island) 은 나일강에 위치한 고고학적 유적지이다. 이들 섬은 남극의 엘리펀트섬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지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