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닌(円仁, 794년~864년)은 일본 헤이안 시대의 천태종 승려로, 시호는 자각대사(慈覺大師)이다. 일본 천태종의 제3대 좌주(座主)였으며, 일본에서 최초로 '대사'라는 칭호를 받은 인물로 기록된다.
출생과 출가에 관해서는, 엔닌은 794년 현재의 일본 도치기현 일대인 시모쓰케국(下野國) 쓰가군(都賀郡)에서 미부(壬生) 가문의 아들로 태어났다. 9세 무렵 다이지지(大慈寺)에서 불교에 입문하였고, 15세에는 일본 천태종의 개조인 사이초(最澄)의 제자가 되어 히에이산 엔랴쿠지(延曆寺)에 머물며 수학하였다.
엔닌은 838년 견당사(遣唐使)의 일행으로 당나라에 건너가 약 9년간(838~847) 중국에서 머물렀다. 당시 당나라 체류 기간 동안 그는 오대산 순례와 장안에서의 불법 연구를 수행하였고, 신라인 해상 세력가인 장보고의 도움을 받아 산둥반도 일대의 적산법화원 등지에 머물며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나라 무종(武宗) 시기의 회창폐불(會昌廢佛)을 직접 겪으면서 당시의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기도 하였다.
그가 남긴 일기인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는 총 4권으로, 838년 6월부터 847년 12월까지의 행적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기행문이다. 이 책은 당나라의 풍습·관습·문화와 함께 당시 중국에 거주하던 신라인들의 생활상을 상세히 전하고 있어, 해당 지역의 불교사와 일본 고대사, 그리고 당시 동아시아의 교류사를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귀국 후 엔닌은 천태종의 제3대 좌주가 되었고, 이후 일본 천태종의 교학 체계를 정비하는 데 기여하였다. 그에 관한 상세한 행적은 《엔닌의 일기》(Ennin's Diary) 등의 영문 번역본과 여러 학술 연구를 통해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