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페이로스(고대 그리스어: Ἤπειρος, 라틴어: Epirus/Epeiros)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로, 테베 왕가의 일원이다. 아가베(Agave)와 에키온(Echion)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며, 카드모스(Cadmus) 왕의 뒤를 이은 펜테우스(Pentheus)의 여동생이다. 아버지 에키온은 카드모스가 뿌린 용의 이빨에서 태어난 다섯 명의 스파르토이(Spartoi, '뿌려진 사람들') 중 한 명이다.
그리스 신화 작가 파르테니오스(Parthenius of Nicaea)의 저작 《사랑 이야기》(Love Romances)에 따르면, 에페이로스는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가 펜테우스의 시신을 운반하는 과정에 동행하였다. 이후 에페이로스는 자신의 이름과 동일한 지역(에페이로스)에서 사망하였으며, 덤불 속에 묻혔다. 이 덤불은 이후 그녀에게 신성한 장소로 여겨졌으며, 해당 지역 전체가 그녀의 이름을 따서 '에페이로스'(Epirus)로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동일한 덤불은 또한 카오니아인(Chaonians) 왕의 아들 키키로스(Cichyrus)가 사냥 중 실수로 안티페(Anthippe)라는 소녀를 죽인 장소로도 언급되며, 키키로스는 이 일에 대한 참회로 스스로 협곡에 몸을 던져 사망하였고, 이후 카오니아인들은 그 협곡 주변에 도시 키키로스를 건설하였다.
에페이로스(Epeiros)라는 지명은 이 인물에서 유래되었다는 신화적 설명이 존재하나, 이는 민간어원에 가깝다. 실제로 Ἤπειρος는 고대 그리스어로 '본토', '육지'를 의미하며, 해안 및 섬 지역과 대비되는 개념에서 비롯된 지리적 명칭이다. 신화 속 인물로서의 에페이로스에 관한 정보는 파르테니오스 외의 다른 고전 작가들에게서는 거의 확인되지 않으며, 에우리피데스의 《박카이 여신도들》(Bacchae)에는 그녀의 오빠 펜테우스의 비극적인 죽음이 주요 내용으로 등장하지만 에페이로스 자신의 이야기는 직접 다루어지지 않는다.
- 주요 출처: Parthenius, Love Romances (기원전 1세기경); Apollodorus, Library 3.4.1-2 (에키온-아가베-펜테우스 계보); Hyginus, Fabulae 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