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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페이로스 왕국

에페이로스 왕국(고대 그리스어: Ἄπειρος, Ápeiros; 아티카어: Ἤπειρος, Ḗpeiros)은 발칸반도 서부의 이피로스(Epirus) 지역에 존재했던 고대 그리스 국가이다. 기원전 330년경부터 기원전 167년까지 존속하였으며, 남쪽으로는 아이톨리아 동맹, 동쪽으로는 테살리아와 마케도니아 왕국, 북쪽으로는 일리리아인들의 영토와 접경하고 있었다.

역사

이피로스 지역은 신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거주하였으며, 미케네 문명과의 접촉 흔적이 발견된다. 기원전 제2천년기 말 도리스인의 이동 이후, 이 지역에는 카오네스인(북서부), 몰로소이인(중부), 테스프로토인(남부)의 세 주요 그리스 부족이 자리잡았다.

기원전 370년경부터 몰로소이인 계통의 아이아키다이(Aeacidae) 왕조가 이피로스 지역의 중앙 집권화를 추진하였다. 이 왕조는 마케도니아 왕국과 동맹을 맺었으며, 기원전 359년 몰로소이인의 왕 아리바스의 조카인 올림피아스가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 2세와 혼인하여 훗날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어머니가 되었다.

기원전 330년 알렉산드로스 1세(에페이로스의 알렉산드로스) 사후, '에페이로스'라는 명칭이 단일 정치 체계를 지칭하는 용어로 처음 등장하였다. 이 시기부터 세 부족의 독자적 화폐 주조가 중단되고 에페이로스 전체의 명의로 화폐가 발행되었다.

피로스 왕과 이탈리아 원정

에페이로스 왕국의 가장 유명한 군주는 피로스(Pyrrhus, 재위 기원전 297년~272년)이다. 그는 이탈리아 반도의 그리스계 도시 타렌툼의 지원 요청을 받고 원정을 단행하여, 기원전 280년 헤라클레아 전투와 기원전 279년 아스쿨룸 전투에서 로마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막대한 병력 손실을 입었고, 이로 인해 '피로스의 승리'(Pyrrhic victory)라는 표현이 유래하였다. 이후 시칠리아 원정을 시도하였으나 카르타고에 패배하였고, 기원전 275년 베네벤툼 전투 이후 이탈리아에서 철수하였다.

멸망

기원전 231년, 아이아키다이 왕조의 마지막 생존자 데이다미아가 살해되면서 왕정이 폐지되고 에페이로스 동맹(Epirote League)이라는 연방 공화제로 전환되었다. 제3차 마케도니아 전쟁(기원전 171년~168년)에서 몰로소이인은 마케도니아 편을, 카오네스인과 테스프로토인은 로마 편을 들어 내부 분열이 발생하였다. 기원전 167년 로마가 몰로소이 지역을 점령하고 약 15만 명의 주민을 노예로 삼으면서 에페이로스 왕국은 멸망하였다.

정치와 사회

고전 시기 에페이로스인들은 아테네나 스파르타와 같은 도시 국가(polis) 체제가 아닌, 소규모 마을과 부족 단위로 생활하였다. 공용어는 북서 그리스어였으며, 종교는 고대 그리스 종교를 따랐다. 수도는 시대에 따라 파사론(기원전 330년~295년), 암브라시아(기원전 295년~224년), 포이니케(기원전 224년~167년)로 변천하였다. 에페이로스 지역에는 고대 그리스 세계에서 델포이 다음으로 중요한 신탁소로 여겨진 도도나(Dodona)의 제우스 신전이 위치해 있어 종교적 중요성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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