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리필로스(그리스어: Εὐρύπυλος, 영어: Eurypylus)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의 이름이다. 고대 그리스어 어원은 '넓은 문'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이름을 가진 인물들은 각기 다른 지역과 계보에 속하며,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세 인물은 다음과 같다.
1. 에우아이몬의 아들 에우리필로스
에우아이몬(Euaemon)과 옵스(Ops)의 아들로, 테살리아 지방 오르메니온(Ormenion)의 왕이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따르면, 그는 트로이 전쟁에 40척의 배를 이끌고 그리스 연합군 측에 참전하였다. 헬레네의 구혼자 중 한 명이기도 하였다. 전투 중 파리스(Paris)의 화살에 부상을 입었으나 파트로클로스(Patroclus)의 간호로 회복되었다. 일부 전승에 따르면 그는 트로이 전쟁 후 디오니소스(Dionysus) 신상과 관련된 신화적 사건에 연루되어 아카이아의 파트라이(Patrae) 지방에서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
2. 텔레포스의 아들 에우리필로스
미시아(Mysia)의 왕 텔레포스(Telephus)와 아스티오케(Astyoche)의 아들이다. 텔레포스는 헤라클레스(Heracles)의 아들이며, 아스티오케는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Priam)의 누이(또는 딸)였다. 트로이 전쟁 말기, 프리아모스가 아스티오케에게 황금 포도나무를 선물하여 에우리필로스가 트로이 편에 서서 전쟁에 참여하도록 유도하였다. 그는 미시아 군대를 이끌고 트로이를 지원하였으며, 그리스 측의 마카온(Machaon), 니레우스(Nireus), 페넬레오스(Peneleus) 등을 죽이는 등 뛰어난 전사로 활약하였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아킬레우스(Achilles)의 아들 네오프톨레모스(Neoptolemus)에게 전사하였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Odysseus)는 에우리필로스를 멤논(Memnon) 다음으로 가장 아름다운 남자였다고 언급하였다.
3. 포세이돈의 아들 에우리필로스
바다의 신 포세이돈(Poseidon)과 아스티팔라이아(Astypalaea)의 아들로, 코스(Cos) 섬의 왕이다. 그의 딸 칼키오페(Chalciope)는 헤라클레스의 아들 테살로스(Thessalus)의 어머니가 되었다. 헤라클레스가 코스 섬에 상륙하였을 때 에우리필로스는 그를 적으로 간주하고 공격하였으나, 전투 끝에 헤라클레스에게 살해되었다.
4. 그 외 동명이인
그리스 신화에는 위의 세 인물 외에도 다음과 같은 에우리필로스가 존재한다: 헤라클레스와 에우보테(Eubote)의 아들(테스피아이의 왕자), 테스티오스(Thestius)의 아들(칼리돈의 멧돼지 사냥 참가자), 덱사메노스(Dexamenus)의 아들(헤라클레스의 트로이 원정 동행자), 에우리스테우스(Eurystheus)의 아들(티린스의 왕자), 텔레스토르(Telestor)의 아들, 테메노스(Temenus)의 아들, 페넬로페(Penelope)의 구혼자 중 한 명 등이 있다.
이와 같이 에우리필로스는 그리스 신화 전반에 걸쳐 여러 인물이 공유하는 이름으로, 각 인물은 서로 다른 지역과 계보, 신화적 맥락에서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