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라우쿠스(라틴어: Ebraucus, 웨일스어: Efrawg/Efrog)는 12세기 중세 연대기 작가인 몬머스의 제프리(Geoffrey of Monmouth)가 저술한 《브리타니아 열왕사》(Historia Regum Britanniae)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브리튼인의 왕이다. 동시대의 독립적인 역사 기록이 존재하지 않아 실존 여부는 확인되지 않으며, 학계에서는 신화적·전설적 인물로 간주된다.
에브라우쿠스는 제5대 브리튼인의 왕 멤프리키우스(Mempricius)의 아들로, 부왕이 사냥 중 사망한 후 왕위를 계승하여 39년간 재위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프리의 서술에 따르면 그는 존경받는 인물이었으며, 키가 크고 체력이 뛰어난 왕이었다고 한다.
그의 주요 행적으로는 브루투스(Brutus)가 브리튼 섬에 정착한 이래 처음으로 갈리아(Gaul, 오늘날의 프랑스 지역)를 원정한 일이 기록되어 있다. 갈리아의 도시와 해안을 약탈하고 많은 인구를 학살함으로써 큰 부를 축적하였으며, 이를 통해 브리튼 섬의 국부를 풍요롭게 하였다고 전해진다.
에브라우쿠스는 두 개의 정착지를 건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는 험버(Humber) 강 북쪽에 세운 케레브라우크(Kaerebrauc)로, 이는 훗날 로마 시대의 에보라쿰(Eboracum), 즉 오늘날의 잉글랜드 요크(York)에 해당한다. 다른 하나는 알바니(Albania, 오늘날의 스코틀랜드 지역)에 세운 알클루드(Alclud)로, 현재의 스코틀랜드 던바튼(Dumbarton) 지역으로 비정된다. 또한 폴리도어 버길(Polydore Vergil)의 기록에 따르면 그는 오늘날 에든버러 성(Edinburgh Castle)으로 알려진 메덴스(Maidens) 성채를 세웠다고 하며, 말메스베리(Malmesbury)의 기록에 따르면 몬트로스(Montrose)의 성을 건설했다고도 전해진다.
에브라우쿠스는 20명의 아내를 두었으며, 이들 사이에서 20명의 아들과 30명의 딸을 낳았다고 전해진다. 딸들은 모두 이탈리아의 알바 롱가(Alba Longa)에 있는 그의 사촌 실비우스 알바(Silvius Alba)에게 보내져 다른 트로이아 혈통의 후손들과 혼인하게 하였다. 장남인 브루투스 비리데스쿠툼(Brutus Viridescutum, '푸른 방패의 브루투스')이 왕위를 계승하였으며, 나머지 19명의 아들들은 아사라쿠스(Assaracus)의 인솔 하에 게르마니아(독일 지역)로 건너가 그곳에 별도의 왕국을 세웠다고 전해진다.
《브리타니아 열왕사》의 계보에 따르면 에브라우쿠스는 제6대 브리튼인의 왕으로 분류되며, 그의 치세는 대략 기원전 11세기경으로 비정되나 이는 중세 연대기 작가의 추정에 불과하며 역사적 근거는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