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스뮈스 프로그램(Erasmus Programme)은 1987년 유럽연합(EU)이 제정한 학생 교환 프로그램이다. 정식 명칭은 "유럽지역의 대학생 이동을 위한 행동 계획"이며, 영문 약칭 Erasmus는 "EuRopean Community Action Scheme for the Mobility of University Students"의 두문자어(acronym)이다. 프로그램의 명칭은 동시에 네덜란드 출신의 르네상스 인문주의 철학자이자 신학자인 데시데리위스 에라스뮈스(Desiderius Erasmus, 1466?~1536)의 이름에서도 유래하였다. 에라스뮈스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태어나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 여러 지역에서 수학하고 연구 활동을 수행한 인물로, 그의 생애와 학문적 태도가 유럽 내 학문 교류와 학생 이동을 장려하는 이 프로그램의 취지에 부합한다는 점이 작명에 반영되었다.
에라스뮈스 프로그램은 1981년부터 1986년까지 시행된 파일럿 교환 학생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설계되었으며, 1987년 6월 공식 채택되었다. 첫해인 1987~1988학년도에는 3,244명의 학생이 참여하였고, 2006년에는 약 15만 명(유럽 학생 인구의 약 1%)이 참여하는 규모로 성장하였다. 2013년까지 누적 참여 학생 수는 300만 명에 달했다.
프로그램의 운영 체계는 여러 차례 개편되었다. 1994년에는 유럽 위원회가 제정한 소크라테스 프로그램(Socrates Programme)으로 통합되었고, 2000년 소크라테스 프로그램 2로 대체되었으며, 2007년에는 평생학습프로그램(Lifelong Learning Programme 2007-2013)으로 대체되었다. 2014년 1월부터는 에라스뮈스 플러스(Erasmus+ 또는 Erasmus Plus, 2014-2020)라는 명칭으로 교육, 훈련, 청소년 및 스포츠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 프로그램으로 확대 개편되었으며, 약 147억 유로 규모의 예산이 편성되었다. 에라스뮈스 플러스는 기존의 평생학습프로그램(Erasmus, Leonardo da Vinci, Comenius, Grundtvig), Youth in Action, 그리고 5개의 국제 협력 프로그램(Erasmus Mundus 등)을 결합한 것이다.
참가 자격과 조건은 다음과 같다. 고등교육기관에서 최소 1년 이상을 이수한 학생이 지원할 수 있으며, 현재는 중등교육기관 학생도 일부 참여가 가능하다. 참가 학생은 다른 유럽 국가에서 최소 3개월 이상의 학업 또는 2개월 이상의 연수를 이수해야 한다. 프로그램은 파견 대학에서 이수한 학점이 소속 대학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며, 추가 수업료는 면제된다. 또한 생활비 지원을 위한 에라스뮈스 장학 제도가 운영되며, 장애 학생을 위한 추가 지원 제도도 존재한다.
2024년 기준으로 전 세계 37개국(유럽연합 회원국 및 일부 비회원국)의 4,000개 이상의 기관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목적지는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순이다. 2012~2013년 한 해에만 약 27만 명이 참여하였으며, 2012년 기준 유럽 출신 졸업생의 약 5%가 에라스뮈스 프로그램 참가 경험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에라스뮈스 프로그램은 단순한 학술 교류를 넘어 유럽 정체성 형성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부 정치학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범유럽주의(pan-European identity)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독일의 정치학자 슈테판 볼프(Stefan Wolff)는 에라스뮈스 세대(Erasmus generation)가 향후 유럽을 이끌게 될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을 소재로 한 영화 《스페니쉬 아파트먼트》(L'Auberge espagnole, 2002)와 다큐멘터리 《에라스뮈스 24/7》 등이 제작되기도 하였다.
한편, 에라스뮈스 문두스(Erasmus Mundus)는 유럽 교육의 세계화를 목표로 하는 유사 프로그램으로, 에라스뮈스 프로그램이 주로 유럽인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에라스뮈스 문두스는 예외적으로 비유럽권 학생에게도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