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먼드 딘 모렐(Edmund Dene Morel, 1873년 7월 10일 ~ 1924년 11월 12일)은 프랑스 파리 출생의 영국인 저널리스트, 작가, 평화주의자이자 정치인이다. 본명은 조르주 에드몽 피에르 아실 모렐 드빌(Georges Edmond Pierre Achille Morel Deville)이며, 프랑스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생애 초기와 콩고 개혁 운동
모렐은 네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에 의해 영국으로 데려가져 교육을 받았다. 1891년 리버풀의 해운 회사 엘더 뎀스터(Elder Dempster)에 서기로 취직했으며, 이 회사는 벨기에령 콩고 자유국과의 해상 운송 계약을 맺고 있었다. 회사 업무를 통해 콩고에 보내지는 화물(총기, 족쇄, 폭약 등)과 콩고에서 수입되는 고무·상아 등 고가 자원 사이의 현저한 불균형을 목격하고, 벨기에 국왕 레오폴 2세의 콩고 통치가 본질적으로 강제 노동과 착취 체제임을 추론하게 되었다. 고용주가 침묵의 대가로 승진과 봉급을 제안했으나 거절하고 1901년 회사를 떠나 전업 저널리스트가 되었다.
1903년 주간지 《웨스트 아프리칸 메일》(West African Mail)을 창간했으며, 같은 해 영국 하원이 콩고의 인권 침해에 대한 항의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기여했다. 1904년 영국 영사 로저 케이스먼트(Roger Casement)와 함께 콩고 개혁 협회(Congo Reform Association)를 설립했다. 콩고의 강제 노동·잔혹 행위를 폭로하는 그의 활동에는 아서 코난 도일, 마크 트웨인, 조지프 콘래드 등 유명 작가들이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이러한 국제적 압력으로 1908년 콩고 자유국은 벨기에 정부에 합병되었고, 모렐은 이후 1913년까지 콩고의 실제 개혁이 이루어지는지 감시했다.
제1차 세계대전 시기의 반전 활동
모렐은 비밀 외교와 동맹 체제를 비판하며 《모로코 외교》(Morocco in Diplomacy, 1912)를 출간했다. 제1차 세계대전 발발 후 영국 내에서 드물게 전쟁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램지 맥도널드(Ramsay MacDonald) 등과 함께 민주통제연맹(Union of Democratic Control, UDC)을 창립하여 총무를 맡았다. 그의 반전 활동으로 언론에서 독일의 대리인으로 몰리는 등 공격을 받았고, 1917년 중립국에 반전 문건을 보낸 혐의로 체포되어 6개월간 펜턴빌 교도소에서 복역했다. 이 옥고로 인해 건강이 크게 악화되었다.
전후 활동과 의회 정치
전후 모렐은 베르사유 조약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전쟁 책임을 독일 등 동맹국에만 부과한 클로즈(war guilt) 조항, 독일의 영토 상실, 배상금, 위임통치 제도를 반대했다. 독립노동당(Independent Labour Party)에 가입하고 노동당의 외교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외교》(Foreign Affairs)라는 저널의 편집장을 맡았다.
1920년에는 라인란트 점령지에 주둔한 프랑스군의 아프리카계 병사들이 독일 여성들에게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이른바 "흑색 테러"(Black Horror on the Rhine) 캠페인을 주도했다. 이 캠페인은 당시 독일의 선전과 유사한 인종 편견에 기반한 것으로, 이후 역사가들에 의해 그의 한계로 평가된다.
1922년 총선에서 노동당 후보로 던디(Dundee) 지역구 의원에 당선되었으며, 같은 지역에 출마한 윈스턴 처칠을 꺾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24년 노동당이 집권할 당시 외무장관 후보로 거론되었으나 램지 맥도널드가 외무장관을 겸하면서 실현되지 않았다. 같은 해 11월 12일 데번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사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된 바 있다.
평가와 유산
모렐의 콩고 개혁 운동은 아담 호크실드(Adam Hochschild)의 저작 《레오폴 왕의 유령》(King Leopold's Ghost, 1998)으로 널리 재조명되었다. 호크실드는 해당 운동이 콩고에서 일부 최악의 학대를 중단시키는 데 기여했으나, 인구 급감 문제 자체는 벨기에 식민 통치 기간에도 지속되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20세기 초반의 인종주의적 편견과 "흑색 테러" 캠페인은 오늘날 그의 유산에 대한 논쟁적 요소로 남아 있다.
주요 저서로 《서아프리카의 제문제》(Affairs of West Africa, 1902), 《레오폴 왕의 아프리카 지배》(King Leopold's Rule in Africa, 1904), 《붉은 고무》(Red Rubber, 1906), 《흑인의 짐》(The Black Man's Burden, 1920)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