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미 마인(Enemy Mine)은 미국의 SF 작가 배리 B. 롱이어(Barry B. Longyear)가 1979년 발표한 중편 소설이자, 이를 원작으로 1985년 개봉한 동명의 SF 영화를 가리킨다.
1. 소설
원작 소설은 1979년 9월호 《아이작 아시모프의 SF 매거진》(Isaac Asimov's Science Fiction Magazine)에 처음 발표되었다. 이 작품은 1980년 휴고상(Hugo Award for Best Novella)과 네뷸러상(Nebula Award for Best Novella), 로커스상(Locus Award for Best Novella), 존 W. 캠벨 신인작가상(John W. Campbell Award for Best New Writer)을 동시에 수상한 최초의 소설로 기록된다. 이 기록은 약 38년이 지나서야 경신될 정도로 이례적인 성과였다. 아이작 아시모프는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가 너무나 훌륭해서 '휴고상' 느낌이 가장 충만하다"고 평한 바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미래, 지구인(인간)과 파충류형 외계 종족인 드랙(Drac, 정식 명칭 드래클로니언) 간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구우주군 조종사 윌리스 데이비지 대위는 전투 중 드랙 조종사 제리바 쉬간(애칭 제리)과 함께 무인 행성 파이린 4호(Fyrine IV)에 불시착한다. 처음에는 서로를 적대하며 죽이려 하지만,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협력할 수밖에 없음을 깨닫는다. 시간이 흐르며 둘은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점차 우정을 쌓아간다. 드랙은 자웅동체(양성체) 종족으로, 쉬간은 임신 상태였으며 출산 중 사망한다. 데이비지는 쉬간의 유언에 따라 드랙 아기 자미스(Zammis)를 키우게 되며, 종족을 초월한 가족 같은 유대감을 형성한다.
소설은 1994년 한국에 앤솔러지 《환상특급》에 '적과 나'라는 제목으로 처음 소개되었으며, 2024년 허블 출판사에서 박상준 번역으로 정식 출간되었다.
2. 영화
1985년 볼프강 페테르젠(Wolfgang Petersen)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SF 영화가 개봉되었다. 서독과 미국의 합작 영화로, 데니스 퀘이드(Dennis Quaid)가 윌리스 데이비지 역을, 루이스 고셋 주니어(Louis Gossett Jr.)가 제리(제리바 쉬간) 역을 맡았다. 제작비는 약 2,900만 달러였으나 북미 박스오피스는 약 1,230만 달러에 그쳐 흥행에 실패했다. 그러나 소련에서 개봉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소련에서 극장 개봉된 최초의 서구권 SF 영화로 기록되었다. 한국에서는 1990년 대우비디오를 통해 《SOS 우주특명》이라는 제목으로 비디오 출시되었고, 1994년 KBS2 일요특선에서 《적과의 우정》이라는 제목으로 더빙 방영되었다.
3. 의의
《에너미 마인》은 적대 관계에 있는 두 존재가 극한의 상황에서 협력하고 이해하며 우정과 가족으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전쟁, 편견, 공존, 돌봄, 타자에 대한 이해라는 주제를 다루며, SF 장르를 통해 보편적인 인류의 가치를 탐구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