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페물의 법칙(掩蔽物의 法則, Shelter Rule)은 영미법(英美法)에서 유래한 법리로, 전득자(轉得者)가 선의(善意)의 제3자의 권리를 승계하기 때문에, 전득자가 악의(惡意)라 할지라도 선의로 의제(擬制)되어 보호받는다는 원칙을 말한다.
이 법칙의 핵심은 거래 과정에서 선의의 제3자가 개입하여 완전한 권리를 취득하면, 그 이후에 권리를 승계한 악의의 전득자도 마치 선의의 취득자처럼 보호받게 된다는 데 있다. 즉, 선의의 제3자가 마치 '엄페물(掩蔽物)'처럼 작용하여 그 뒤에 있는 악의의 전득자까지 보호하는 효과를 발생시킨다. 영미법의 재산법(property law) 영역에서 주로 논의되며, 특히 부동산 거래에서 선의의 취득자(bona fide purchaser) 보호 원칙과 관련하여 적용된다.
이 법칙은 대한민국 민법 제110조 제3항(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의 취소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의 해석과도 관련하여 비교법적으로 논의되기도 한다. 영미법상의 용어를 한자어로 번역한 것으로, '엄페(掩蔽)'는 '가리어 숨김'을 의미하며, '엄폐물의 법칙'이라고도 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