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인섭

엄인섭(嚴仁燮, 1888년 ~ 1968년? [정확한 사망 연도 불확실])은 일제강점기 한국의 독립운동가 출신 친일 밀정, 테러리스트, 암살자이다. 그는 본래 대한제국 말기와 일제강점기 초기의 독립운동에 참여했으나, 이후 변절하여 일본 총독부 경무국(警務局)의 밀정으로 활동하며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체포 및 암살하는 데 기여한 인물로 악명이 높다.


생애

초기 활동

엄인섭은 1888년 충청남도 천안에서 태어났다. 대한제국 말기 의병 활동에 가담하거나 신민회 계열에서 활동하는 등 초창기에는 독립운동에 발을 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주 지역으로 망명하여 독립군에 참여하기도 했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그러나 그의 정확한 독립운동 초기 행적에 대해서는 자료가 불충분하거나 논란의 여지가 있다.

변절과 친일 행적

엄인섭은 1910년대 후반부터 일본 총독부 경무국의 밀정으로 포섭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독립운동가들을 배신하고 일본에 협력하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의 주요 임무는 독립운동 단체에 잠입하여 정보를 수집하고, 독립운동가들을 유인하여 일본 경찰에 넘기거나 직접 암살하는 것이었다.

그의 대표적인 친일 행적과 만행은 다음과 같다.

  • 의열단 암살 시도: 1920년대 초 의열단의 김원봉 단장을 암살하려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 시도는 의열단 내부의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 독립운동가 체포 및 암살: 그는 박상진 의사(대한광복회 총사령)를 비롯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체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김기한, 백용성, 허영, 채기중 등 여러 독립운동가들을 밀고하거나 암살하는 데 관여하며 독립운동 세력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 독립운동 내부 교란: 독립운동 단체에 침투하여 내부의 불신과 분열을 조장하고, 거짓 정보를 퍼뜨려 독립운동 역량을 약화시키는 데 주력했다. 그의 잔혹하고 교묘한 수법은 독립운동가들 사이에서 공포의 대상이었다.

해방 이후

1945년 광복 이후에는 친일파 청산 과정에서 체포될 것을 우려해 잠적했다. 그의 정확한 사망 시기와 장소는 불분명하며, 일각에서는 1968년경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방 이후 친일파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한국 사회에서 엄인섭과 같은 인물들은 법적 처벌을 제대로 받지 않고 숨어 살았을 가능성이 크다.

평가

엄인섭은 한국 독립운동사의 가장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인물 중 하나로 평가된다. 그는 독립운동가의 길을 걷다 변절하여 동료들을 배신하고 해쳤다는 점에서 친일파 중에서도 가장 비난받는 인물로 꼽힌다. 그의 행적은 독립운동 내부의 분열과 붕괴에 끼친 악영향을 상징하며, 오늘날까지도 역사의 교훈이자 청산되지 못한 과거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2000년대 이후 발표된 여러 친일파 연구 보고서와 친일인명사전 등에 그의 행적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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