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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몽룡

어몽룡(魚夢龍, 1566~1617)은 조선 중기의 화가이자 문신이다. 자는 견보(見甫), 호는 설곡(雪谷)·설천(雪川)이며, 본관은 함종(咸從)이다. 할아버지는 판서 어계선(魚季瑄)이고, 아버지는 군수를 지낸 어운해(魚雲海)이다.

1604년(선조 37) 충청도 진천현감을 지냈다. 매화 그림에 특히 뛰어나 동시대 화가 이정(李霆)의 묵죽(墨竹), 황집중(黃執中)의 묵포도(墨葡萄)와 함께 '삼절(三絶)'로 불렸다. 조속(趙涑)·조지운(趙之耘) 등과 함께 조선 중기 매화도 화풍의 전형을 형성한 인물로 평가된다.

어몽룡의 매화도는 간소한 구도와 단출한 형태의 매화꽃, 고담(枯淡)하고 시적인 운치가 특징이다. 굵은 줄기와 가는 줄기가 곧고 기운차게 뻗어 오르는 구도, 짙은 먹으로 찍어 표현한 꽃술과 태점(苔點), 비백법(飛白法)을 사용한 줄기 표현이 독특한 화풍을 이룬다. 대표작으로는 「월매도(月梅圖)」(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묵매도(墨梅圖)」(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일지매」 등이 있다. 이 중 「월매도」는 2009년부터 한국은행 5만 원권 지폐 뒷면 도안으로 사용되었다.

명나라 장수 양호(楊鎬)는 어몽룡의 묵매를 보고 "화격이 최고로 좋으나 다만 거꾸로 늘어진 모양이 없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평했고, 명나라 사신 주지번(朱之蕃)은 "꽃받침이 모두 위를 향하고 있어 살구꽃 같다"고 혹평했는데, 이는 어몽룡을 비롯한 조선 중기 매화도가 중국과 다른 고유한 양식을 확립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인용된다.

조선 후기 문신 이긍익(李肯翊)은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에서 "매화를 잘 그리기로 조선의 제일이라고 일컬어졌으나, 먹을 너무 진하게 써서 엉성하고 담박한 맛은 조금 부족하나 필력이 웅건(雄健)하고 기고(奇古)하게 되었다"고 평했다. 문인 이호민(李好閔)은 어몽룡의 죽음을 애도하는 한시 「어포천몽룡만(魚抱川夢龍挽)」을 남겼으며, 이 시는 『오봉집(五峯集)』 권2에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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