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 이론(attachment theory)은 인간이 영유아 시기에 주 양육자와 형성하는 정서적 유대 관계가 이후 전 생애에 걸친 대인 관계와 정서 발달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는 심리학 이론이다. 영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정신분석학자인 존 볼비(John Bowlby, 1907~1990)가 창시하였으며, 발달심리학자 메리 에인스워스(Mary Ainsworth, 1913~1999)의 실증적 연구를 통해 체계화되었다.
볼비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부모와 분리된 아동들을 관찰한 결과, 영아가 생존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적어도 한 명의 주 양육자와 긴밀한 정서적 유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애착을 단순한 학습이나 수유의 부산물이 아니라 진화적 생존 기제로서의 본능적 행동 체계로 보았다. 애착 행동 체계의 주요 목표는 위협 상황에서 애착 대상(주 양육자)과의 근접성을 유지하는 것이며, 양육자가 민감하고 일관되게 반응할 때 안정적인 애착이 형성된다.
에인스워스는 1960~70년대에 '낯선 상황 실험(Strange Situation Procedure)'을 고안하여 영아와 양육자 간의 애착 유형을 실증적으로 분류하였다. 이 실험은 영아를 양육자와 두 차례 짧게 분리했다가 재회시키는 약 20분간의 절차로, 영아의 반응에 따라 다음과 같은 애착 유형이 확인되었다.
안정 애착(Secure Attachment)은 양육자가 일관되게 민감하고 반응적으로 돌볼 때 형성된다. 안정 애착 영아는 양육자가 있을 때 자유롭게 탐색하고, 분리 시 고통을 표현하며, 재회 시 양육자에게 다가가 위안을 얻고 곧 놀이로 복귀한다. 전체 영아의 약 60~65%가 이 유형에 해당한다.
불안정-회피 애착(Insecure-Avoidant Attachment)은 양육자가 영아의 신호에 지속적으로 무관심하거나 거부적으로 반응할 때 나타난다. 이 유형의 영아는 분리 시 별다른 고통을 보이지 않고, 재회 시 양육자를 무시하거나 회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약 20~25%의 영아가 이 유형으로 분류된다.
불안정-저항(양가) 애착(Insecure-Resistant/Ambivalent Attachment)은 양육자의 반응이 일관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이 영아는 양육자에게 과도하게 매달리면서도 재회 시 분노와 저항을 동시에 보이며, 쉽게 안정되지 못하고 놀이에 집중하지 못한다. 약 10~15%의 영아가 이에 해당한다.
이후 메인(Main)과 솔로몬(Solomon, 1990)은 혼란-방향감 상실 애착(Disorganized/Disoriented Attachment)이라는 네 번째 유형을 추가하였다. 이 유형의 영아는 양육자에 대해 접근과 회피를 동시에 보이거나, 얼어붙음, 정형화된 움직임 등 모순적이고 혼란스러운 행동을 나타낸다. 주로 학대, 방임, 또는 양육자의 해결되지 않은 트라우마와 관련이 있다.
애착 이론은 1980년대 후반부터 성인 관계 영역으로 확장되었다. 헤이전(Hazan)과 셰이버(Shaver, 1987)는 낭만적 사랑을 애착 과정의 하나로 개념화하였으며, 성인 애착 유형은 안정형, 불안-몰두형, 거부-회피형, 두려움-회피형으로 구분된다. 성인 애착을 측정하는 대표적 도구로는 성인 애착 면담(Adult Attachment Interview, AAI)과 자기 보고식 척도 등이 있다.
애착 이론은 초기에는 정신분석학계와 행동주의 심리학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으나, 이후 방대한 실증 연구를 통해 발달심리학의 지배적 이론으로 자리 잡았다. 이 이론은 보육 정책, 가족법, 아동 임상 실습, 사회사업 등 다양한 실제 영역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 일부 비판자들은 애착 이론이 어머니의 영향력을 과도하게 강조하고 유전적 요인, 기질, 문화적 차이, 더 넓은 가족 관계의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2010년대 이후의 연구에서는 성인 애착 유형의 상당 부분이 유전적 요인과 비공유 환경에 의해 설명된다는 증거도 제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