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하지야(압하스어: Аԥсны, 조지아어: აფხაზეთი, 러시아어: Абха́зия, 문화어: 아브하지야)는 흑해 동부 연안과 캅카스(코카서스) 산맥 남서부에 위치한 지역이다. 국제법적으로는 조지아의 영토인 '압하지야 자치 공화국'으로 간주되며, 조지아 정부, 유엔 및 대다수 국제사회는 이를 조지아 영토로 본다. 반면, 이 지역의 사실상(de facto) 정부는 '압하지야 공화국'이라는 이름의 독립국임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시리아 등 소수의 국가만이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수도는 수후미(수후미)이다.
압하지야인의 자칭인 '압스니(Аԥсны)'는 "영혼들의 땅" 또는 "필멸자들의 나라"를 뜻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러시아어 명칭 '압하지야'는 조지아어 명칭 '압하제티'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압하지야의 영토는 선사시대부터 인간이 거주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원전 9~6세기 무렵에는 조지아계 왕국인 콜키스(콜카)의 일부였으며, 이후 에그리시 왕국(라지카), 로마 제국, 비잔티움 제국의 영향권에 있었다. 8세기경에는 압하지야 왕국이 성립되어 서캅카스 지역의 주요 세력으로 성장했다. 10세기 말~11세기 초 압하지야의 바그랏 2세는 동조지아 지역의 왕국들과 통합하여 조지아 왕국의 바그랏 3세가 되었다. 이후 압하지야는 조지아계 왕국들의 분열 과정에서 공국으로 존재하다가, 16세기 이후 오스만 제국의 영향 아래 놓였고, 1864년에 러시아 제국에 합병되었다.
19세기 러시아 제국 시기 압하지야 인구의 상당 부분(주로 무슬림 압하지야인)이 오스만 제국으로 이주했으며, 이후 아르메니아인, 조지아인, 러시아인 등이 이주해 정착했다.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 조지아가 독립하면서 압하지야도 조지아에 포함되었다. 1921년 볼셰비키가 조지아를 점령한 뒤 압하지야는 소련 체제에 편입되었고, 1931년에는 조지아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산하의 자치 공화국(압하지야 자치 SSR)이 되었다. 소련 통치기에는 압하지야어 사용이 억압되는 등 민족적 갈등의 배경이 형성되었다.
1980년대 후반 소련이 해체되기 시작하면서 조지아의 독립 문제를 둘러싸고 압하지야인과 조지아인 사이의 민족 갈등이 심화되었다. 1992년 7월 압하지야가 조지아로부터의 사실상 독립을 선언했고, 이에 조지아 정부가 군대를 파견하면서 1992~1993년 압하지야 전쟁이 발발했다. 이 전쟁에서 조지아군이 패배하면서 압하지야는 사실상의 독립 상태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압하지야에 거주하던 조지아인 다수가 추방되거나 이주했다. 국제사회는 이를 두고 조지아인에 대한 인종청소가 있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전쟁 이전 압하지야 인구의 약 절반가량을 차지하던 조지아인 비중은 이후 크게 줄었다.
압하지야의 독립 지위를 둘러싼 분쟁은 이후에도 해결되지 않았다. 2008년 8월 남오세티야 전쟁(조지아-러시아 전쟁) 당시 러시아는 압하지야에 군대를 파견했고, 조지아군이 압하지야에서 철수하면서 사실상 통제권 전체가 압하지야 측으로 넘어갔다. 같은 해 8월 26일 러시아가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의 독립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조지아 의회는 압하지야를 러시아의 점령지로 선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러시아는 압하지야에 군사 기지를 두고 군대를 주둔시키는 등 강한 정치·군사적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
압하지야는 인구 약 24만 명 안팎(2021년 조사 기준 약 24만 4천 명)으로 추산되며, 면적은 약 8,432~8,660㎢이다. 주민 구성은 압하지야인이 다수를 차지하고 조지아인, 아르메니아인, 러시아인 등이 그 뒤를 따른다. 공용어는 압하지야어와 러시아어이며, 러시아 루블이 사실상의 통화로 쓰이고 있다. 경제는 러시아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관광업과 차·담배·와인·감귤류 등 농산물 생산이 주요 산업이다.
압하지야의 지위는 현재도 국제적으로 논란의 대상이다. 유엔과 대부분의 국가는 조지아의 영토 보전을 지지하며, 압하지야가 미승인 상태임을 강조한다. 러시아,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시리아 및 일부 미승인·부분 인정 지역(남오세티야, 트란스니스트리아 등)이 독립을 인정하고 있다. 바누아투, 투발루, 나우루 등은 과거에 인정했다가 철회한 사례가 있다. 조지아는 압하지야 주민들을 위한 중립 여권 발급 등 제도적 대응을 취하고 있으며, 유엔 등 국제기구는 양측의 평화적 대화와 난민 복귀 등을 촉구해 왔다.
압하지야는 캅카스 산맥의 빙하와 만년설 지대부터 흑해 연안의 아열대 기후 지대까지 다양한 지형을 갖추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깊은 동굴 중 하나로 알려진 크루베라 동굴이 이 지역에 위치한다. 이러한 지리적·정치적 복잡성으로 인해 압하지야는 현대 국제정치에서 조지아와 러시아 사이의 영토 분쟁의 핵심 현안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