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출은 재료를 용기에 넣고 가열하거나 가열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하는 단면 형상의 구멍이 뚫린 금형(다이, die)을 통해 강제로 밀어내어, 일정한 단면 윤곽을 가진 긴 형태의 제품을 연속적으로 생산하는 가공 공정이다. 영어로는 엑스트루전(extrusion)이라고 하며, 한자어로는 押出(누를 압, 낼 출)로 표기한다.
정의 및 원리
압출 공정의 핵심 원리는 재료를 일정한 압력을 가한 상태에서 다이라는 특정 형상의 틀에 통과시키는 것이다. 재료는 실린더 내부의 스크루(나사) 또는 램(ram, 피스톤)에 의해 압력을 받아 다이의 구멍을 통해 밀려나오며, 이후 냉각·고화되어 제품의 형태를 유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재료에는 3축 방향의 압축응력이 작용하므로, 취성이 큰 재료나 균열이 발생하기 쉬운 재료도 변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압출 공정은 고정된 단면 형상을 가지는 제품을 긴 길이로 연속 생산하는 데 적합하며, 공정 중 다이의 형상에 따라 제품의 단면이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
역사
압출 공정의 기원은 산업혁명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797년 영국의 조지프 브라마(Joseph Bramah)가 연질 금속으로 파이프를 제조하는 최초의 압출 공정을 특허로 등록하였다. 이 방식은 금속을 예열한 뒤 수동 플런저를 통해 다이로 밀어내는 방식이었다. 1820년에는 토머스 버(Thomas Burr)가 브라마가 발명한 유압 프레스를 사용하여 납 파이프 공정에 이를 적용하였다. 당시 이 공정은 "스쿼팅(squirting)"이라고 불렸다. 이후 1894년 알렉산더 딕(Alexander Dick)이 구리와 황동 합금까지 압출 범위를 확장하였고, 강철 압출은 1951년부터 시작되었으며, 티타늄 압출은 1960~70년대에 개발되었다.
압출의 종류
압출은 작동 온도, 램의 이동 방향, 압력 전달 방식 등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된다.
온도에 따른 분류
- 열간 압출: 재료의 재결정 온도 이상에서 수행되는 공정으로, 재료의 가공 경화를 방지하고 다이 통과를 용이하게 한다. 대부분의 금속 압출이 이 방식에 해당하며, 수평 유압 프레스가 주로 사용된다.
- 냉간 압출: 상온 또는 상온에 가까운 온도에서 수행되는 공정으로, 산화가 적고 냉간 가공으로 인한 강도 향상, 정밀한 공차, 우수한 표면 품질 등의 장점이 있다.
- 온간 압출: 상온보다 높지만 재결정 온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수행되며, 필요한 힘, 연성, 최종 제품 특성 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사용된다.
램 이동 및 다이 위치에 따른 분류
- 직접 압출(전방 압출): 빌릿을 용기에 넣고, 램이 다이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재료를 밀어내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다. 용기 벽면과의 마찰로 인해 필요한 힘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단점이 있다.
- 간접 압출(역방향 압출): 용기와 빌릿이 함께 이동하고 다이는 고정된 상태에서 압출이 이루어지는 방식으로, 마찰이 감소하여 힘이 25~30% 정도 절감된다는 장점이 있다.
기타 방식
- 정수압 압출: 빌릿을 고압 액체로 둘러싼 상태에서 압출하는 방식으로, 용기 벽면과의 마찰이 없어 더 빠른 속도와 높은 감면율을 달성할 수 있다.
- 마찰 압출: 1991년 영국 용접연구소에서 발명된 방식으로, 빌릿과 다이 사이의 상대 회전 운동으로 발생하는 마찰열과 전단 응력을 이용하여 재료를 소성 변형시키는 방식이다.
- 마이크로 압출: 1mm² 이하의 미세 단면을 가지는 제품을 생산하는 미세 성형 공정이다.
적용 재료 및 용도
압출은 다양한 재료에 적용될 수 있다.
- 금속: 알루미늄이 가장 널리 압출되는 금속으로, 창틀, 레일, 열교환기, 구조용 프로파일 등에 사용된다. 구리, 황동, 마그네슘, 아연, 강철, 티타늄 등도 압출된다.
- 플라스틱: 열가소성 수지를 가열·용융한 뒤 스크루로 밀어내어 파이프, 튜브, 시트, 필름, 프로파일 등을 생산한다. 동시압출(co-extrusion)을 통해 다층 구조 제품도 제조할 수 있다.
- 고무: 미경화 고무를 압출기로 가공한 후 가황 처리하여 씰, 호스 등의 제품을 생산한다.
- 세라믹: 테라코타 파이프, 현대식 벽돌, 지붕·벽용 타일 등의 제조에 사용되며, 압출 후 소성(가마에서 구움) 과정을 거친다.
- 식품: 파스타, 시리얼, 스낵, 반려동물 사료, 육류 대체 단백질(TVP) 등의 가공에 사용된다. 고온 압출은 즉석 스낵 제조에, 저온 압출은 후속 조리를 위한 파스타 제조에 주로 쓰인다.
- 의약품: 나노다공성 고분자 필터를 통한 압출로 리포좀 등의 약물 전달체를 제조하며, 용융 압출(hot melt extrusion)을 통해 난용성 약물의 생체이용률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장점과 단점
압출 공정의 주요 장점은 다음과 같다.
- 복잡한 단면 형상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 가공 중 재료에 압축응력만 작용하므로 취성 재료도 가공할 수 있다.
- 연속 공정이므로 이론적으로 무한히 긴 제품을 생산할 수 있고 생산 효율이 높다.
- 제품의 표면 품질과 치수 정밀도가 우수하며, 금형 비용이 사출성형에 비해 낮다.
- 성형 과정에서 재료의 기계적 특성이 향상될 수 있다.
반면 다음과 같은 단점도 존재한다.
- 장비 투자 비용이 크며 유지보수 비용이 높다.
- 간접 압출의 경우 표면 상태가 직접 압출보다 상대적으로 좋지 않을 수 있다.
- 중심이 정확히 맞지 않으면 제품 두께가 불균일해질 수 있다.
- 길이 방향의 기계적 특성이 다른 가공법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등 이방성이 존재한다.
관련 개념과의 구분
압출과 유사한 공정으로 인발(drawing)이 있다. 인발은 재료의 인장강도를 이용해 다이를 통해 잡아당기는 방식인 반면, 압출은 재료를 밀어내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사출성형(injection molding)이 금형 내부에 용융 재료를 주입하여 부품 단위로 성형하는 것과 달리, 압출은 금형이 없는 연속 공정으로 긴 형태의 제품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참고 자료
- 위키백과 "압출성형"
- Wikipedia "Extrusion"
- 각종 금속가공·플라스틱 성형 관련 공학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