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트 귄터 괴링(Albert Günther Göring, 1895년 3월 9일 ~ 1966년 12월 20일)은 독일의 기술자이자 사업가로, 나치 독일의 주요 인물이었던 헤르만 괴링의 동생이다. 형과 달리 나치즘에 반대했으며, 나치 독일 시기에 유대인과 반나치 인사들을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애
알베르트 괴링은 1895년 3월 9일 베를린 교외의 프리데나우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하인리히 에른스트 괴링은 독일령 남서아프리카(현재의 나미비아)의 총독 및 아이티 주재 독일 영사를 지낸 인물이었다. 어머니는 프란치스카 "파니" 티펜브룬이었다. 알베르트는 다섯 자녀 중 막내였으며, 형으로는 헤르만 괴링이 있었다.
괴링 가문은 유대계 귀족 출신의 대부인 헤르만 에펜슈타인 폰 마우테른부르크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으며, 에펜슈타인은 괴링 가문의 아이들에게 대리 아버지 역할을 했다. 알베르트와 에펜슈타인 사이의 외모적 유사성 때문에 일부에서는 알베르트의 친부가 에펜슈타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는 확실하게 입증되지 않은 주장이다.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알베르트는 독일 제국군에서 통신 공병으로 참전하여 참호전에 복무했다. 전후에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영화계에서 일하며 상대적으로 평범한 삶을 살았다.
반나치 활동
1933년 나치당이 집권한 이후, 알베르트 괴링은 나치의 반유대주의 정책과 폭력성을 혐오하게 되었다. 그에 관한 여러 일화가 전해지는데,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나치 친위대(SS)가 유대인 여성들에게 길거리 청소를 강요하던 현장에서 알베르트가 그들 곁에 합류하여 함께 청소를 하자, SS 장교가 그의 신분을 확인한 뒤 그를 공개적으로 모욕할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이유로 청소 작업을 중단시켰다는 일화가 있다.
- 그가 일했던 회사의 전 사장이었던 유대인 오스카 필처가 나치에 체포되자, 알베르트는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필처를 석방시키고 가족과 함께 독일을 탈출하도록 도왔다.
- 체코슬로바키아의 스코다 사에서 수출 책임자로 근무하던 시기에는 체코 저항 운동과 접촉하고, 형 헤르만 괴링의 서명을 위조한 통행 문서를 만들어 반나치 인사들의 탈출을 지원했다. 발각되어 체포되었을 때는 형의 영향력을 이용해 석방되기도 했다.
- 나치 강제 수용소에 노동자 요청 명목으로 트럭을 보내고, 트럭이 외딴 지역에 도착하면 수용자들이 탈출할 수 있도록 했다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활동의 구체적인 규모와 성격에 대해서는 일부가 일화적 증언에 의존하고 있어, 모든 세부 사항이 역사적으로 완전히 검증된 것은 아니다.
전후
전쟁이 끝난 후 알베르트 괴링은 뉘른베르크 재판 과정에서 심문을 받았으나, 그가 도왔던 많은 사람들이 그의 변호를 위해 증언하여 석방되었다. 이후 체코슬로바키아 당국에 의해 다시 체포되었으나, 그의 활동이 밝혀지면서 다시 풀려났다.
그러나 독일로 돌아온 그는 '괴링'이라는 성씨 때문에 사회적으로 배척당했고, 작가와 번역가 등으로 일하며 검소한 생활을 했다. 말년에는 정부 연금으로 생활했으며, 자신이 사망하면 연금이 배우자에게 이전된다는 사실을 알고 감사의 표시로 가정부와 결혼했다. 결혼 일주일 후인 1966년 12월 20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노이엔뷔르크의 병원에서 사망했다. 그의 반나치 활동은 사망 당시까지 공개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평가와 대중문화
알베르트 괴링의 이야기는 사망 후 수십 년 동안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20세기 말과 21세기 초에 이르러 그의 생애를 다룬 여러 저서와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었다. 대표적으로 제임스 윌리의 이중 전기 《The Warlord and the Renegade》(2006), 윌리엄 헤이스팅스 버크의 《Thirty Four》(2009) 등이 있다.
한편, 이스라엘의 야드 바솀(Yad Vashem) 기념관은 알베르트 괴링에 대해 "유대인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일부 사람들을 도운 정황이 있으나, 유대인을 추방과 죽음의 위험에서 구하기 위해 특별한 위험을 감수했다는 일차 자료상의 충분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를 '열방의 의인'(Righteous Among the Nations)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2016년에는 독일 TV에서 그를 다룬 다큐드라마 《Der gute Göring》(선한 괴링)이 방영되었고, BBC 라디오 4에서도 그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방송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