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룰로스
알룰로스(allulose, D-allulose) 또는 D-사이코스(D-psicose)는 자연계에 소량 존재하는 희소당(rare sugar)의 하나로, 화학식은 C₆H₁₂O₆이며 과당(fructose)의 에피머(epimer)에 해당한다. 설탕의 약 70% 수준의 단맛을 내면서도 체내에서 거의 대사되지 않아 열량이 0 kcal/g에 가까운 특성으로 인해 저칼로리 감미료로서 주목받고 있다.
화학적 특성
알룰로스는 포도당 및 과당과 동일한 분자식(C₆H₁₂O₆)을 가지나, 분자 내 원자 배열이 달라 이성질체 관계에 있다. 육탄당(hexose) 중 케토스(ketose)에 속하며, 과당의 3번 탄소에서 입체구조가 반전된 에피머이다. 자연적으로는 무화과, 건포도, 잭프루트, 키위, 밀의 잎 등에서 극미량 발견된다.
역사
알룰로스는 과당과 분자구조가 유사하여 1915년경부터 "유사과당(pseudo-fructose)"으로 불렸다. 1935년 독일 과학자 Ohle와 Just가 명칭이 지나치게 길다는 이유로 "사이코스(psicose)"라는 이름을 제안하였고, 1941년 미국화학회 애틀랜틱시티 회의에서 William Lloyd Evans가 "알룰로스(allulose)"라는 명칭을 제안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40년대에는 당밀 제조 공정 및 여러 식물에서 그 존재가 확인되었다.
1994년 일본 카가와대학의 이즈모리 켄( Izumori Ken) 교수가 과당을 알룰로스로 전환하는 핵심 효소인 D-tagatose 3-epimerase를 발견함으로써 대량생산의 길이 열렸다. 이후 2012년 CJ제일제당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 승인을 획득하였고, 2014년에는 마쓰다니화학공업이, 이후 삼양사(큐원)도 GRAS 승인을 받았다. 삼양사는 세계 최초로 비유전자조작(non-GMO) 균주로 생산한 알룰로스로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허가를 받았다.
생리적 특성 및 건강 영향
알룰로스는 소장에서 거의 흡수되지 않고 대부분 변화 없이 배설되므로 혈당 지수가 매우 낮거나 무시할 만한 수준이다. 또한 알룰로스는 α-글루코시다아제, α-아밀라아제, 말타아제, 수크라아제 등의 효소를 약하게 억제하여 장에서 전분 및 이당류가 단당류로 분해되는 것을 저해하고, 장내 포도당 수송체를 통한 흡수를 억제함으로써 식후 혈당 상승을 완화하는 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동물실험에서는 소장에서 GLP-1 분비를 유도한다는 결과도 확인되었다.
다만 과량 섭취 시 장내 미생물에 의한 발효로 인해 복부팽만감, 복부 불편감,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1회 섭취 권장량은 체중 kg당 0.4 g, 1일 권장량은 체중 kg당 0.9 g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 산업에서의 활용
알룰로스는 아스파탐, 사카린, 스테비오사이드 등 타 대체감미료에서 나타날 수 있는 쓴맛이나 금속성 뒷맛이 거의 없고, 캐러멜화(caramelization)가 가능하며 가열 후 냉각 시 결정화되지 않는 성질을 지닌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특히 제과·제빵 분야에서 설탕의 대체재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생산 단가가 설탕 대비 약 5~6배로 높아, 2020년대 초반까지도 제로칼로리 음료보다는 베이킹 용도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규제 현황
알룰로스는 미국 FDA에서 GRAS로 인정되었으며, 한국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허가를 받아 유통되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EU)과 캐나다에서는 신규 식품(novel food)으로 분류되어 2020년대 중반 기준으로 아직 식품 첨가물로서의 승인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이다. 다만 과일 등에 자연적으로 포함된 알룰로스의 섭취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