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베누아(Alain de Benoist, 1943년 12월 11일 ~)는 프랑스의 정치철학자이자 저술가, 언론인이다. 파브리스 라로슈(Fabrice Laroche), 로베르 드 에르트(Robert de Herte), 데이비드 바니(David Barney) 등의 필명으로도 활동하였다. 그는 프랑스의 신우파(Nouvelle Droite) 운동의 창립 구성원이자, 민족주의 성향 싱크탱크인 GRECE(유럽 문명 연구·조사 그룹)의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생애와 배경
드 베누아는 1943년 12월 11일 프랑스 상트르발드루아르 지역의 투르(현재 투르의 일부)에서 태어났다. 부르주아 가톨릭 가정에서 성장했으며, 그의 아버지는 벨기에 귀족 출신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아버지는 프랑스 레지스탕스 무장 단체인 프랑스 국내군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파리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청소년 시절인 1950년대 후반부터 민족주의 우익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1960년경부터 극우 성향의 잡지에 기고하며 언론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극우 학생 단체와 잡지에 참여했고, 1960년대 초반에는 알제리 전쟁 시기의 식민지 수호 논리를 견지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누벨 드로이트와 GRECE
1968년 1월, 드 베누아는 GRECE를 창립하는 데 참여했으며, 이 조직은 프랑스 신우파 운동의 중심 기구가 되었다. 이 조직은 기존의 직접적인 정치 행동 대신 이른바 '메타정치(metapolitics)' 전략을 통해 장기적 문화·이념적 영향력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활동했다. 드 베누아는 1968년부터 학술지 『누벨 에콜(Nouvelle École)』을, 1988년부터는 계간지 『크리시스(Krisis)』를 편집하였다. 1978년에는 저서 『우파의 시선(Vu de droite)』으로 프랑스 아카데미의 에세이 부문 상을 수상했다.
주요 사상
드 베누아는 독일 보수혁명 사상가들과 그의 지적 영향의 일부로 거론되는 그람시, 슈미트, 스펭글러 등의 영향 아래 사상을 발전시켰다. 그는 기독교, 인권 선언, 신자유주의, 대의민주주의, 평등주의 등을 비판했으며, 특히 미국이 이러한 가치를 구현하고 확산시키는 중심이라고 보았다.
그가 이론화한 대표 개념은 '민족다원주의(ethnopluralism)'이다. 이는 각기 경계를 가진 민족·문화적 지역을 보존하고 상호 존중하는 개념으로서, 드 베누아는 이를 통해 문화적 다양성의 유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국가보다는 보조성 원칙에 기반한 연방주의적 자치 구조를 옹호했으며, 세계화와 자유시장의 무제한적 확대가 개인과 공동체의 정체성을 약화시킨다고 비판했다.
드 베누아는 자신을 신이교주의(neo-paganism) 성향으로 규정하며, 일신교적 기독교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또한 그는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정체성을 동시에 중시하는 입장에서 자유주의와 공산주의 양쪽 모두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평가와 논쟁
다수의 학자와 옵서버들은 드 베누아를 극우(extrême droite) 또는 그에 가까운 인물로 분류한다. 그의 초기 저작은 식민주의 지지와 아파르트헤이트 옹호 등 인종주의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었으며, 이후 문화적 차이의 개념으로 전환한 그의 사상적 변화가 진정한 변화인지 아니면 전략적 포장인지에 대해서는 학계의 의견이 갈린다. 일부 비평가들은 그의 사상이 파시즘의 새로운 형태라고 지적하는 반면, 드 베누아 자신은 권위주의, 전체주의, 군국주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근거로 파시즘 비난을 부인한다.
영향력
드 베누아의 저작은 미국의 대안우익(alt-right) 운동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며, 그는 리처드 스펜서가 주최한 내셔널 폴리시 인스티튜트(National Policy Institute) 회의에서 정체성에 관한 강연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이후 이 운동과 거리를 두었다. 또한 러시아의 정치 이론가 알렉산드르 두긴과 1989년부터 교류하기 시작해 한동안 협력 관계를 유지했으나, 1993년 이후에는 관계가 소원해졌다.
드 베누아는 자신이 소유한 프랑스 최대 규모의 개인 도서관(약 15만~25만 권)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2년 독일 국적의 도리스 크리스티안스와 결혼하여 자녀를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