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按摩, 일본어: あんま)는 일본에서 전통적으로 행해져 온 수기 요법(手技療法)이다. 일본의 안마는 중국에서 기원한 것으로, 중국의 전통 수기 요법인 추나(推拿, Tui Na)가 일본으로 전래되면서 발전한 형태로 알려져 있다. '안(按)'은 '누르다'라는 뜻이고, '마(摩)'는 '문지르다' 또는 '어루만지다'라는 뜻이다.
일본으로의 전래와 역사
일본의 안마는 나라 시대(710~793년)에 중국의 전통 의학 기술과 함께 일본으로 전래되었으며, 당시에는 정부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시행되었다. 일본의 법제사적 기록에 따르면, 701년에 제정된 일본 최초의 법전인 『다이호율령(大宝律令)』에 '안마'라는 표현이 등장하며, 뒤이어 반포된 『요로율령(養老令)』에서는 탕약료(典薬寮)에 안마박사, 안마사, 안마생이라는 관직이 설치되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다만 일부 학자들은 이 기록이 중국 당나라의 제도를 법제적으로 수용한 것일 뿐, 실제로 당시 일본에 안마가 현실적으로 정착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안마가 독자적인 체계로 확립된 것은 1320년, 아카시 칸이치(明石勘一)에 의해서라고 전해진다. 이후 17세기에 침술사인 스기야마 와이치(杉山和一)에 의해 안마가 대중화되었으며, 이 무렵 후지바야시 료하쿠(藤林良伯)의 『안마테비키(按摩手引, 안마 지침)』를 비롯한 최초의 안마 관련 서적이 출간되었다. 후지바야시 학파는 현대 일본 안마의 토대가 되었다.
시각 장애인과 안마
일본의 안마는 시각 장애인과 깊은 연관을 맺어 왔다. 스기야마 와이치 자신이 시각 장애인이었으며, 그가 설립한 시각 장애인을 위한 의학 학교에서 안마를 가르쳤다. 도쿠가와 시대에는 시각 장애인만이 안마를 업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칙령이 반포되기도 하였다. 이로 인해 '장님 안마사'는 일본 문화에서 널리 알려진 전형적 이미지가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연합군 점령 시기에 맥아더 사령부는 일본 전통 문화의 일부를 금지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안마도 금지되었다. 이 금지 조치로 일본의 시각 장애인 상당수가 생계 수단을 잃게 되었다. 시각 장애인 권익을 위해 활동하던 헬렌 켈러가 이 사실을 알고 미국 정부에 중재를 요청하여 금지 조치는 철회되었다.
기법과 특징
일본 안마의 기본 수기는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로 분류된다.
- 경찰법(輕擦法): 동일한 압력과 속도로 일정한 방향으로 문지르는 수기
- 유념법(揉捏法): 근육 조직에 수직으로 압력을 가하면서 근육을 움직이는 수기
- 고타법(叩打法): 손가락이나 손으로 신체 표면을 빠르게 두드리는 수기
- 압박법(壓迫法): 압력을 점진적으로 가하고 감소시키는 수기
- 진선법(振せん法): 손을 고정하고 진동을 전달하는 수기
- 운동법(運動法): 환자의 관절을 이완시킨 상태에서 시술자가 이를 움직이는 수기
- 수동법 등 기타 수기
일본 안마의 특징 중 하나는 일반적으로 옷 위에서 시술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마사지가 원칙적으로 피부에 직접 접촉하여 시술하는 것과 달리, 안마는 의복 위에서 원심성(심장에서 먼 방향)으로 시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안마는 비교적 격렬한 수기 요법으로 분류되며, 근육과 심부 조직에 혈류를 증가시키는 파지 동작과 주먹 마디를 이용한 강한 혈자리 압박 기법을 사용한다.
현대 일본에서의 안마
메이지 시대 이후 서양 의학의 도입으로 안마의 위상은 상대적으로 축소되었으나, 안마의 많은 기법은 지압(指圧)과 서양식 마사지에 흡수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대 일본에서 안마는 독립적으로 계속 시술되고 있으며, 시술자는 지방 자치단체의 보건 당국의 인증을 받는다. 일본에서는 '안마 마사지 지압사(あん摩マッサージ指圧師)' 국가 자격을 취득한 사람만이 업(業)으로서 계속적으로 타인에게 안마를 시술하는 것이 허용되며, 자격이 없는 사람이 안마를 시술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한편 안마는 일본 스모 용어로도 사용되는데, 하위 등급의 스모 선수가 상위 등급 선수의 연습 상대가 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이는 실력 차이가 커서 하위 선수와의 연습이 몸을 풀어주는 안마와 같다는 의미에서 유래한 표현이다.